쓰다듬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무서워졌다.
이제는 함께 있던 곳을 돌아보지 않았고, 밤마다 찾아다니지도 않았고, 언제나 누워있던 부엌 통로 앞에 앉지도 않았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만 같았다. 고양이가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기억이 희미해졌다. 방금에서야 그걸 자각했다. 무서웠다. 어떻게든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렇지 않은 것이 무섭다. 그 애는 분명히 나와 13년을 함께 살아온 친구인데, 이렇게 쉽게 흩어지는 것이 가능할까? 쌓아왔던 모든 날들이 머릿속에서 흩어진다. 하루 만에, 그 애를 떠나보낸 단 하루 만에 모든 시간이 멈추고, 모든 것이 시간을 먹으면 먹을수록 멀어진다. 함께 살던 집인데, 분명 잘 찾아보면 그 애의 털 한 가닥이 떨어져 있을 텐데, 나는 벌써 기억의 파도 안에 모든 추억을 몰아넣고 내 삶을 산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자주 듣는 이야기. 내 나이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반복하고, 내가 보아왔던 계절을 수없이 반복하며 나는 나이가 들어가겠지. 사람을 만나고, 떠나보내고, 어쩌면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 것만 같던 사람도, 가족마저도 떠나보낼 거야. 그리고 지금처럼 그리워할 거야.
감히 예측할 수도 없는 미래는 언젠가 코앞에 닥치게 되어 있다. 아프고 괴로워도 언젠가는 나아지게 되어 있다. 무뎌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왜 가슴에 묻는 것마저도 이렇게 미안할까. 차라리 꿈에라도 나타나서 이제 그만 보내줘도 좋다고 이야기해 줬으면 좋겠다. 괜찮게 지내는 것을 보고 싶다. 내 머릿속으로, 타인의 말로 아무리 그려보려 해도 도무지 안심할 수가 없다. 좋은 곳에 갔을 것이라는 말마저도 그저 위로의 뜻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한 번씩 그 말에 안도하고 기억 너머로 긴 추억을 흘려보내는 내가 싫다. 그렇다고 해서 별 너머를 건너고 싶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죽음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이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수없이, 수없이 같은 계절을 반복하고서
내 얼굴, 내 목소리, 내 손과 내가 만들어낸 모든 것들을 언젠가 과거로 흘려보내고
만났던 모든 인연들마저도 과거로 흘려보내야 편안해질 수 있을까.
죽음 앞에서 모든 감정이 불안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낄 때마다, 내가 무척이나 작아진다.
괜찮아질 수는 없는 것 같아,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