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도, 돌아도 제자리걸음.
흙 밑에 묻히기를 바라는 날.
돌아갈 곳을 찾고,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는 그대로 혼자 남아 생각했다.
차라리 문 밖으로 달려 나가서, 내일이면 사라질 사람처럼 크게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사람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어. 내가 날 외롭게 하지 않으려고 계속 돌보고, 먹이고, 입히는 짓이나 반복하며 살았는데, 이제는 그런 것마저도 싫고 무서워. 이런 인간이랑 평생 단 둘이서 살아야 한다는 게 끔찍해. 속에는 언제나 단단하게 뭉친 불만이 쌓여있고, 잠은 이루지 못하고, 차라리 누가 날 죽여줬으면 하면서도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 숙이며 사는 삶이 싫어.
삶에 대한 애착이 사라졌으면 좋겠어. 차라리 머릿속이 텅 비어버리길.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마음마저도 전부 사라져 버리길. 그러면 나는 이제 아프지 않을 수 있을 거야. 죽은 고양이를 그리워하지도, 멀리 떨어진 누군가를 그리워하지도 않을 거야. 좋았던 날을 떠올리지도 않을 거야. 벌레처럼, 아니 그보다도 못한 것들처럼, 그저 몸에 새겨진 대로 살아갈 거야. 왜 잘 보이기를 원하고, 왜 사람의 시선을 그렇게 바라는 거야? 그 손길 한 번에 모든 게 채워지는 멍청한 삶이라면,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맞지 않겠어?
나는 혼자서도 살지 못하는 삶이 싫었다. 최근 들어 멍청해진 머리도 싫었다. 글도 제대로 읽을 수 없었고, 내가 쓴 글도 똑바로 읽거나 알아보지 못했다. 생각이 한 곳으로 모이기도 전에 부스스 흩어져 버렸다. 기분은 언제나 늪에 빠진 것처럼, 지저분하게 녹아 가슴 언저리에 들러붙어 있었다. 무엇이 나를 보통의 상태로 끌어올릴지 알지도 못한 채로, 나는 언제나 간신히 잠에 빠지고 간신히 일어나며 살았다.
더 이상은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발밑이 미끄럽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차라리 죽기를 바라는, 멍청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