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참 무서운 것들이 많아요.
내가 모르는 것, 미처 사랑하지 못했던 것, 아무리 머릿속을 돌아다녀도 찾을 수 없는 것.
아파요, 아파. 정말 아픈 삶이에요. 잘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내 별자리는 희게 비었고, 물가에는 별이 빠져 허우적대고...
날이 점점 추워져요. 손이, 발이, 살갗이 시려요.
나에게 사랑을 줘야겠다고 생각해요. 작은 약 한 알이 내게 사랑을 안겨줄 것이라 믿었지만, 그것은 그저 나의 곁으로 내 등을 밀어줄 뿐이지 나를 안아주지는 않더군요. 그래요, 모든 것은 내가 해야 하는 일.
내일 아침에는 병원으로 들어가, 하얀 환자복을 입고 코를 시큰하게 하는 알코올향을 맡으며 하루 동안 병실 안에 있겠지요. 수많은 전선이 내 머리에 연결되겠지요. 그 안에서 나는 나를 쓰다듬을 거예요. 이제껏 하지 못했던 일이지요.
단 한 번도, 단 한 번도...
사실은 내가 아프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우울해요. 내 발목에 커다란 족쇄가 채워진 것 같아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요.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들을 해낼 수가 없거든요.
기억도, 꿈도, 많은 것이 휩쓸려 사라졌어요.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연락이 이어지지 않으면 금방 잊어요.
그래서 괴로워요. 아파요. 바보가 된 것 같아 자책하게 되기도 해요.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생각이 내 가슴에, 팔과 다리에 큰 상처를 내고 있더군요. 내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잠시도 나를 쉬게 두지 않는 자책 때문이었을지도 몰라요.
조금 멈출 때가 찾아왔을 뿐인데 말이에요.
이제야 깊은 우울을 맨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눈을 마주치고, 얼굴을 어루만져 닦고, 부드럽게 안아줘야겠지요.
내가 먼저 나의 우울에게 사랑을 주어야겠지요.
힘들었구나, 많이 아팠구나.
많은 것을 잊고 싶었구나.
그동안 많이 괴로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