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가 무서워

by 이지원

우리 집에는 아저씨가 있어요. 최근까지도 아저씨는 나를 '머리가 이상한 사람'쯤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아빠'라는 사람이라는데, 나는 그게 뭔지도 몰라요. 그 사람 때문에 경찰이 왔었고, 술에 취해서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던 것만 생각나요. 바로 최근까지도 술에 취해서 집에 돌아왔는걸요. 나는 그것 때문에 공황도 겪었어요.

올해 여름에는 술에 취해서 온갖 욕을 하다가, 집밖으로 뛰쳐나간 나에게 계속 전화를 걸고 '병신 같은 년! 내 집에서 나가!'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어요.


엄마는 아저씨가 좋은 사람이래요. 내 감정만 그냥 나쁘게 남은 것뿐이래요. 그러니 어서 인사를 하라고 하는데, 나는 못하겠어요. 아저씨가 싫다기보다는 무서워요. 눈만 마주쳐도 심장이 떨리고, 식은땀이 흐르고, 당장 도망치고 싶어 져요. 아무리 아저씨가 좋은 면이 있다고 해도 어릴 때부터 십 년이 넘도록 계속해서 쌓인 나쁜 모습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리 없어요.


나는 지금 오빠를 기억해요. 오빠도 물론 무서운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기억이 났던 이유는, 사실 오빠가 그리 무서운 면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덕분이에요. 오빠는 평소에 입이 좀 거칠어도 나에게만은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어요. 놀라지 않게 노크를 하고 방문을 열고, 내가 무언가 가지고 놀고 있으면 옆에 앉아서 "이건 뭐야? 재밌겠다!"라고 말하며 조심스럽게 다가왔어요. 맛있는 간식을 사주기도 했고요. 그래서 오빠에 대한 나쁜 기억이 있어도 금방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아저씨는 달라요. 이곳저곳에 내가 기억을 못 한다는 걸 다 말하고, 술에 취해서 들어오는 날도 있고, 기본적으로 목소리가 크고 거칠어요. 최근에는 오빠에게 "아빠도 이젠 돈이 없어. 네 동생은 머리가 이상해져서 병원 다니고 있고..."라고 말을 했으니,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아저씨는 옛날 사람이고, 워낙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라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해를 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제 마음은 아직 아저씨를 많이 무서워하고 있어요.

그래서 엄마가 "아빠한테도 인사해."라고 하실 때마다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껴요.


아주 무서운 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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