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엔 나쁜 꿈을 꾸었어요. 꿈에 아버지가 나와서 내게 손가락질을 하며 욕을 퍼부었어요. 내가 두려워했던 모든 말들이 가시가 되어 몸과 마음에 꽂혔어요. 나는 커다란 가시 덩어리가 되었어요.
'개 같은 것', '내 집에서 나가!', '뚝 그치지 못해?', '조용히 해라!', '저게 정상이야?', '미친 계집애 같으니.'...
들뜬 기분 속에서 잊고 있었던 것. 머리 뒤편으로 애써 밀어 넣고 있었던 것들이 그 꿈속에 다 담겨 있었어요. 술에 취해 몸이 기이하게 꺾이는 아버지를 가시덤불 속에서 바라보았어요. 어깨가 싸늘하게 식었어요. 무서웠어요. 전부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꿈이 또 나를 구렁텅이 속으로 밀어 넣었어요. 커다란 가시덤불이 되어버린 나는 그 안으로 몸을 더욱 웅크렸어요. 허벅지와 팔이 뜨거워질 때까지, 그 온기가 온몸으로 퍼질 때까지. 그래서 더 이상 아버지의 성난 고함이 들리지 않을 때까지.
그리고 땀에 잔뜩 젖은 채로 꿈에서 깨어났어요.
모든 게 꿈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도 공포는 사그라들지 않았어요.
생시에, 아버지를 보았을 때,
정말로 이 집에서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답니다.
항우울제를 먹고 나면 이렇게 악몽을 꾸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아마도 약 때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