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아도 나는 나

by 이지원

본격적으로 정신질환을 얻고 약물치료에 들어가면서부터 외로움이 생겼다. 사실 그전에도 외로움은 있었지만, 약을 통해 경험하는 다양한 부작용으로 더 깊은 외로움에 빠지고 말았다. 그 외로움의 정체는 대부분 '이해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슬픔이었다. 이런저런 부작용은 타인의 앞에서 숨길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드러났는데, 그것에 대해 낯설어하는 타인의 반응이 슬픔을 몰고 왔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았기에 그저 씁쓸하게 웃고 넘어갔다. 외로움은 더욱 깊어졌다.


돌아오면, 돌아오면.


그 한 마디에 약물 부작용을 겪고 있는 나는 내가 아니게 되었다. 하루 온종일 부작용을 겪고 있어서 그 온전치 않은 내가 나인데도 언제나 지금은 없는 '돌아오면'을 찾는 사람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은 익숙한 그 향기, 익숙한 그 분위기를 찾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지금 사람들 앞에 나서는 나는 낯선 것들 투성이다. 사람을 기억하지 못할 때도 있고, 엉뚱한 소리를 할 때도 있다. 아마도 그런 모습들이 낯설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나의 모습은 결국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는 공포를 불러일으켰을지도 모른다.


이해.


이해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나는 말을 듣고 '그랬구나, 너무 힘들겠다.'라고 말하는 이해, 다른 하나는 말을 듣고 '아, 나도 그 느낌 알아.'라고 말하는 체험적 이해. 내가 바라는 이해는 후자였지만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신질환과 약의 부작용을 뼛속깊이 느끼기 어렵다. 그저 말을 듣고 유추해서 '힘들겠네.'라고 말하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인 것이다. 내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쓸쓸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그 모든 것을 경험하고 얼마나 아픈지 아는 건 나 자신이니까, 내가 나를 더 끌어안고 토닥이는 수밖에.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 조금 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지금의 나도 분명히 완성된 나 자신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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