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다. 일어나 앉는 것도 힘겨워지기 시작했다. 팔다리가 저리고 피곤하다.
며칠간 발버둥 쳤다고 하늘이 제대로 꾸짖으려는 모양이다.
이제 밤낮도 완전히 바뀌어 잠이 오지 않지만 그냥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았다. 바깥의 빛이 새어 들어와 삐죽한 무늬를 만들었다.
하나하나 덧그리다 보니 날카로운 생각이 머릿속을 긁어댔다.
나란 인간은 그다지 쓸모가 없다.
여러 번 파고들었던 생각이었다. 거듭해서 나의 쓸모를 찾았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시달리고 아플 때도 많았지만 그게 곧 내가 쓸모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단단히 잘못된 생각인 걸 알면서도.
평생 써야 할 몸도 벌써 망가져 가는데, 마음이 안 망가지고 버틸 수 있을까?
이렇게까지 방에만 틀어박혀 엉망으로 사는 걸 보면 마음도 어딘가 고장 난 것처럼 보이긴 하다.
죽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다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쩌면 정말 얕게 살다 갈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몇 주 동안은 사람으로서 산다기보다 그저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 가까웠다.
목표도 무엇도 없는 고리타분한 삶이었다. 그렇다고 무언가를 해낼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미련하게도 음식을 먹고 물을 마셔 가며 이 한심한 삶을 유지했고 여태까지 숨은 잘만 쉬고 있다.
이렇게 쓸 몸과 마음이라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양보해 주는 게 좋겠다.
이곳에 매일같이 똑같은 글만 늘어놓는 것도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