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미국 주식 투자자라면, 등골이 서늘해지는 이 사진을 한 번 보고 가자.
두렵다면, 패닉은 잠시 접어두고, 침착하게 과거로 돌아가보자.
참고용으로 그때 썼던 글의 링크를 첨부해두었다.
기억하자. 역사는 반복되고, 대중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https://brunch.co.kr/@9711be9c747f480/47
증시에 피바람이 부는 2025년 11월이다. 나스닥 지수와 S&P 500 지수가 연일 하락하고, 시장에는 공포가 만연하고 있다. 비관론자들의 목소리에 점점 더 힘이 실리며, 불확실성이 증폭됐던 요 몇주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간단하게 정리해보겠다.
그리고,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 이 하락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참고로 하락 이유에 대한 분석은 사후분석일 뿐,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저 그때 할 수 있는 각자 최선의 대응을 하면 될 뿐이다.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은,
왜 이렇게 하락했을까?
0. 최근 몇 달간 이미 쉬지 않고 올랐다.
대전제로 생각해야되는 점이다. 2025년 내내, 트럼프의 4월달 관세 칼춤이후로 미국 대통령을 필두로한 미국주식 롱 베팅(우상향 관점) 리딩방의 영향으로 쉬지 않고 올랐다. 투자의 대가 하워드 막스의 말처럼, '모든 것에는 주기가 있다'.
AI와 빅테크가 랠리를 주도하며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2025년 수차례 사상 최고가를 찍었고, 특히 엔비디아 같은 AI 대표주들은 시가총액·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고점을 계속 갈아치웠다. 영원한 건 없다. 마땅히 와야만 할 조정이 온 것이다. 이 조정의 폭이 이번에는 얼마나 깊을지 아무도 모를 뿐.
이러한 상황에서는
1) “이제 좀 쉬어가야 한다”는 기술적 조정 명분
2) “너무 비싼 거 아니냐”는 밸류에이션 피로감
3) 이미 많은 상승분을 먹은 사람들이 이익 실현에 나서는 타이밍
이 삼박자가 들어맞으면 시장은 언제 그랬냐는듯 우리에게서 등을 돌리는 것처럼 보인다.
즉, 시장은 이미 떨어질 준비가 다 돼 있었다.
1. 미국 정부의 역사상 최장기간 계속된 셧다운(shut down)
1-1. 셧다운이 뭔데?
셧다운은, 쉽게 말해 미국 의회가 서로 예산안 합의를 못 해서 연방정부에 돈줄이 끊긴 상태이다.
그 결과는 어떻냐고?
- 수백만 명의 공무원이 무급휴직·급여 지연
- 공항 보안·관제 인력 축소 → 항공편 지연·취소
- SNAP(푸드스탬프) 같은 복지 프로그램 지연
- 국방·NASA·국토안보부 등 정부 발주 프로젝트 지연
- 가장 중요한 포인트: 고용·소비·물가지표 등 경제지표 발표 자체가 멈춤
※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건 악재가 아니다. '불확실성'이다. 확실해진 악재는 더이상 악재가 아닌게 이 시장이다.
이번 셧다운은 35~40일 넘게 이어진 사상 최장 기록이었고, 일부 통계에선 4분기 성장률을 1%p 이상 깎아먹을 정도의 충격이라고 추정된다.
1-2. 셧다운이 뭔지는 알겠는데, 그게 왜?
셧다운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a. 경기 둔화 우려 직접 타격
- 공무원·하청업체·여행객 등 소비 위축 → 경기 둔화 우려
- 수조원 단위의 임금·소비가 일시적으로 사라짐 →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
b. “데이터 블랙아웃” → 연준·투자자 모두 ‘깜깜이’
- 고용지표, 소매판매, 주택지표 등이 안 나오면
- 연준(Fed)도 금리 결정을 신중하게 할 수밖에 없고,
- 투자자도 “상황이 나빠지는 건 아닌지” 불확실성만 커짐
- 시장은 불확실성을 정말. 제.일 싫어한다
c. 정치 리스크 재확인
- “미국 정치가 아예 기능을 상실해 가는 것 아니냐”는 인식
- 내년 선거·재정정책·부채 이슈까지 한 번에 떠오르면서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
실제로, 2025.11.12일 밤, 셧다운이 끝난 직후 미국 증시는 잠깐 안도 랠리가 나왔다가, 곧바로 “근데 경제는 여전히 별로고, AI는 너무 비싸고, 연준도 아직 확실히 못 내린다는데?” 라는 현실 인식으로 다시 하락 전환하는 패턴이 나오기도 했다.
2. AI 버블론: “데이터센터에 돈 너무 미친 듯이 쓰는 거 아냐?”
이번 조정의 핵심 서사가 이게 아닐까 싶다. 나머지는 곁가지일 뿐.
많은 투자자들의 회의론은
"AI 성장 스토리가 틀렸다고 보긴 어렵지만, 지금 가격이 그걸 이미 몇 년 치 반영해버린 거 아니야?”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고, 이는 지금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 GPU에 역대급으로 돈을 쏟아붇고(역사상 최대 CAPEX) 있지만, 이 투자금들이 언제 실제 이익으로 회수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에 대해 많은 투자자들은 'AI 주식이 이미 버블'이라고 생각하며 회의론과 비관론이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즉, 최근의 하락은 AI 성장 서사의 붕과라기보다는, 밸류에이션 재조정에 가깝지 않을까?)
3. 마이클 버리의 엔비디아·팔란티어 숏 포지션(하락베팅)
이러한 상황에서 유명한 분이 등장한다. 바로 영화 빅 쇼트(Big Short)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가 11월 초 공시에서 엔비디아, 팔란티어 풋옵션(하락하면 돈을 버는 상품)을 보유한 것이 확인되었다. 이미 그 전에 X(트위터)에서도 AI 버블에 대해 경고했었다.
앞서 언급한 여러가지 불확실성과, 이미 불씨가 지펴진 AI 버블론, 미국 증시 고점론에 빅 쇼트의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의 경고까지 합세해,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를 자극했다.
4. 엔화·캐리 트레이드·금리
지난 1~2년 동안 글로벌 자금이 많이 했던 플레이가 엔화 캐리 트레이드이다. 이게 뭐냐 하면,
-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로 싸게 돈을 빌려서
- 미국/신흥국 자산(특히 모멘텀 성장주)에 투자하는 구조이다.
그런데 2024~2025년 들어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1.5% 이상으로 뛰고,
BOJ가 긴축 스탠스로 방향을 틀면서 “캐리 트레이드가 더 이상 공짜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강화된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일본의 대규모 재정·경기 부양책, 국채 금리 급등, 미·일 금리차 축소 등으로 "캐리 트레이드가 언와인드될 수 있다"는 공포가 다시 부각되었고, 이게 미국 모멘텀 성장주(AI, 빅테크)에 타격을 주고 있다.
즉, 전 세계 규모의 레버리지/모멘텀 포지션이 한꺼번에 줄어들면서 미국 증시의 낙폭을 키웠다.
5.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실망
앞서 언급한 정부 셧다운 등으로 인한 데이터 공백 등으로 연준은 금리 인하 결정을 망설이고 있으며, 회의록 상 전체적인 입장은 "확실한 노동시장 둔화 또는 인플레이션 완화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며, 2025년 12월 금리인하 확률이 50%에서 20%로 대폭 하락했다.
※ 기초 경제 상식
금리 인하(이자가 내려간다)는 ‘돈 빌리는 비용이 싸진다’는 뜻이다. 즉, 같은 돈의 가치가 낮아지고, 시장에서 돈이 더 쉽게 풀리는 상태가 된다.
기업은 더 낮은 비용으로 대출을 받아 설비 투자·고용을 늘릴 수 있고,
개인은 대출 부담이 줄어 소비와 지출을 더 쉽게 늘릴 수 있다.
이렇게 시장 전체에 유동성(돈)이 많아지면서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당연히 주식 시장에도 더 많은 돈이 들어오며, 보통 주식 시장을 끌어 올린다.
(하지만 물가 상승, 부채 증가, 자산 버블 등의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연준은 여러가지 지표들을 참고하여 금리 인하 OR 동결 OR 인상을 결정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자, 어쨌든 이러한 다양한 이유로 미국 증시가 하락했다(굳이 '폭락'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이유는, 이 정도 가지고 폭락이라고 말하기 민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각자의 투자 목적이나 자금 상황, 보유하고 있는 종목 등에 따라 그 대답은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아주 개인적은 소견은 이렇다.
물론, 이것은 거시적인 흐름에 관한 이야기이다. 개개인이 어떤 종목을 어떤 가격에 샀는지에 따라 매수/매도/보유에 대한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만, 지금의 공포는 조금은 과장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이클 버리를 포함한 비관론자들은 닷컴버블과 지금의 상황(AI 버블)을 비교하며 공포감을 조성하지만, 명확히 다르다.
AI 혁명과 생산성 증폭은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언급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 별도의 글 다루고 싶은 2025.11.20 엔비디아 3분기 실적발표가 이 의견에 힘을 실어준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덩치가 주요 선진국의 GDP보다도 큰 이 기업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 총 매출 +62% 증가
- 영업이익 + 65% 증가
했다. 전 세계의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GPU를 미친듯이 사고 있다. 그렇게 돈에 빠싹한 CEO들은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돈이 보이기 때문이다. 미친듯한 수요가 보이기 때문이다.
젠슨 황의 이번 실적 발표때 첫 코멘트를 들어보자.
"AI 버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립니다. 그러나, 저희의 관점에서는 전혀 다른 광경이 보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대전환이 함께하는 시대이다. 소름이 돋는다. 가슴이 뛴다. 심지어 아직까지 AI는 소프트웨어에 머무르고 있을 뿐, Physical AI(실제 세계 AI)는 이제 막 꿈틀대고 있을 뿐이다. 카메라와 센서로 세상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상용화되지도 않았다.
이것은 더이상 공상과학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시작되었고, 이 기술혁명의 열차는 더이상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투자의 대가 하워드 막스는 이런 말을 했다.
"결국 투자 세계에서 살아남냐 마냐는, 얼마나 긴 시간동안 비관론을 무시할 수 있느냐가 결정한다."
공포&탐욕 지수는 극단적 공포 구간에 이르렀다.
여유 자금으로,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AI로부터 시작될 생산성 혁명에 대한 비전에 어느 정도의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은, 공포에 떨며 불나방처럼 손절매를 하고 도망갈 때가 아닌,
지갑을 열 때라고 생각한다. (이 거대한 흐름에 올라탄 기업들 한정..)
말하긴 쉽지만 막상 지갑을 열기는 어려운 그 말,
"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아라"
공포와 두려움을 희석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들을 긴 시계열에 녹이는 것이다.
어디까지 갈지 모르는 이 하락은,
언젠가 되돌아보면 결국 기회였을 확률이 높다.
단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공포감이 온몸을 뒤덮지만,
시계열을 1년, 3년, 5년으로 늘려서 본다면, 그저 소음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