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
자유를 갖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돈이 필요하다. 독립을 해도 돈이 없으면 반쪽짜리 자유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신체적 자유 또한 원한다. 그래서 나는 퇴사를 하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신체적 자유를 경제적 자유로 확장하기 위해서. 이를 위한 레이스를 달리던 도중, 나는 이것을 이루기 위해선 정신적 자유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신적 자유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게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었다. 그런데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해서 정신적 자유가 필요하다니. 보상인 줄 알았던 것이 사실 필요조건이었던 것이다. 심상화니 시각화니 주파수를 맞추라는 것은 전부 이것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었다.
머릿속으로는 이제 잘 이해하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여기서 헤매이는 느낌이다. 어느날은 다 가진 것 같았다가, 어느날은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져버린 것 같다. 마음을 다잡아도 어느새 초조함과 불안은 다시 살아나 내 안에 넘실거린다.
몇달에 걸쳐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확장을 하면서 수많은 것들을 만들고 팔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사업 영역의 확장도 앞두고 있지만 그래서 더 불안하다. 사업이란 게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건 안다. 어쩌면 사업 자체는 순조롭게 커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 있는 나는 내 계획이 틀어지고, 딜레이가 길어지고, 오늘을 낭비한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일 때마다 직장을 다니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비교질이 시작된다. 사업으로 돈을 못버니 투잡 쓰리잡이라도 뛰어야겠고, 그러다 안그래도 더딘 사업에 더 힘이 빠지면 어쩌나 싶고, 그 와중에 이렇게 글을 쓰고 다른 일에 손대며 시간을 쓰는게 맞냐는 끊임없는 저울질.
'사업이 처음부터 잘 됐다면 이런 생각을 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하는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 욕심일 것이다. 사업이 성장하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 어느정도의 레이스를 감수해야하는지 현실적으로 생각했다면 조금 나았으려나. 이제와서 사업이 빨리 잘 안될 것 같으니까, 사업에는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파트잡을 구해야 하는 것도 만만찮게 스트레스가 됐다. 이 상태에서 정신적 자유, 마음의 평화까지 깨달아야한다니 정말 쉽지가 않다.
벌써 여름도 끝나간다. 여름이 끝나는 것은 좋지만 시간이 흐르는게 달갑지가 않다.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지 않아서 그렇다. 시작도 조급했고, 항상 조급하다. 조급한 것을 알았으면서도 조급하다. 시간을 멈추고 싶은 마음이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왜 벌써 8월의 중반, 여름의 끝, 2023년의 3/2가 끝나가는지. 2023년은 어떻게 끝날 것이며 일년 뒤의 나는 또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이 상상이 긍정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씁쓸한 일이다.
핵심은 마음의 평화다. 하지만 어쩌라는 말인가. 마음속에서 결론이 안난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아주 난리다. 자석의 N극과 N극끼리 대고 있자면 느껴지는 그 짜증스러운 느낌이다. 남들처럼 휴가 한번 못가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내가 불만스러워서 홧김에 당일치기 여행을 잡았다. 정말 홧김에 잡은 일정이라 취소할지 말지 고민된다. 하지만 잠시 이 환경을 떠나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기도 하다. 갑자기 내 팔자가 궁금해져서 사주명리도 공부중이다. 사업하는 거 맞나 모르겠다. 이럴 때면 으레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k-pop에 관심없지만 이 노래는 주기적으로 떠오르는 것 같다. 아마 제목이 내 심정을 대변해서 그런 것 아닐까. 에라 모르겠다, 가끔은 이런 날도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