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새로운 시작

New beginning

by 러비

New beginning

거의 매주 이 연재글을 발행하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글은 사실 써놓은지 이미 몇 달은 된 글이었다. 나름 시간순서대로 한 편씩 진행하느라 이렇게까지 오래 걸리게 됐다. 이미 2024년 10~11월 즈음에 거의 다 써놓은 것들이어서 현재의 순간에 대한 글을 쓸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사업을 끝낸다고는 했지만, 사실 사업파트너도 나도 쉽게 끝내 지를 못했다. 손 놓고 있어도 계속 팔리기는 하니 완전히 접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또 시간 들여 그것만 하기도 그렇고. 우리는 작년 하반기때와 마찬가지로 빠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게다가 다른 일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꾸준히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니 또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고, 역시 완전히 손 놓지는 말자는 결론이 났다.


그냥 서로 따로 작업하는 수준이 아니라 또다시 어떤 목적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느낌이랄까. 단순화해 놓은 일을 너무 크게 벌리지 않는 선에서, 또 각자의 시간을 너무 많이 뺏지 않은 선에서 조율하기로 했다. 심지어 이미 예전에 중단했던 다른 카테고리도 예상과 다르게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어서 그때 잘 안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할 걸, 하며 후회하기도 했다. 너무 생각이 많은 게 때론 독이 된다는 걸 사업을 하면서야 깨우치고 있다.


즉, 우리는 이제 사업을 한방에 대박 나게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부업'으로써, 자동수익화의 개념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이렇게 접근하는 게 우리에게 맞는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작게', '단순하게'시작했다면 희망과 기대라는 크나큰 함정에 빠지지 않았을 텐데. 그 열정을 더 효율적으로 썼다면.


하지만 그것 또한 내 성장 과정이었을 것이라 여긴다. 그렇게 또 몇 개월의 시간을 거치며 이제 내 감정과 생각도 조금 안정화가 돼 가는 것 같다.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찾는다고나 할까. 그동안 내 생각이 너무 이상에만 머물러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도저히 그 희망이 끈이 놓아지지 않아서, 성공에 대한 이상한 집념이 놓아지지 않아서 외면하기는 했지만. 내가 아는 '그 현실'로 다시 돌아가지도 않을 거지만 내가 바라던 이상에만 머무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알았고,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중간에 머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과 이상, 그 가운데에서 끊임없이 현재를 조율하는 것. 내 이상, 나의 꿈을 마음속으로 간직하며 지금의 현실을 열심히 살아나가는 것. 이것이 내 이상과 현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답이었다.






우리는 잠깐의 정체기를 거친 후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이전보다 덜 만나고, 덜 혼란하고, 덜 복잡한데도 오히려 프로젝트의 진행은 더 체계적이고 빨랐다. 이미 많은 것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시도해 본 여러 가지 일이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우리가 해야 할 것만 할 수 있었다. 즉 선택과 집중이란 것을 드디어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선호하는 작업, 다른 일을 하면서 장기간 병행할 수 있는 작업량, 작업속도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제는 별다른 고민 없이 그냥 하기만 하면 됐다. 그동안의 정체기는,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일을 이만큼 부풀려 놓은 것들의 잔가지를 쳐내고 더 효율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만드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물론 아직도 자라는 중이라 이 나무가 얼마나 클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별로 상관없다는 느낌이다. 이제 난 내 인생을, 내 사업을 180도로 뒤바꿔줄 어떤 대박 이벤트를 기다리는 게 아니니까. 뭐, 그 안에서 엄청난 행운이 뒤따른다면 고맙게 받겠지만 말이다.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되 비전은 놓지 않기로 했다.


이제야 그 엄청난 부피의 성공에 대한 집착을 놓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요즘의 내 마음은 예전보다는 확실히 가볍고 단순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하기 싫은 일에 대한 저항과 불만이 불쑥불쑥 찾아오지만 그건 지금의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마도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성공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언제나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불러온다. 성공해서 모든 걸 다 가진 나와 실패해서 초라해진 내가 그려진 동전의 양면이 끊임없이 돌고 있는 느낌이랄까. 쉽사리 멈출 수도 없다. 실패 가능성은 무려 50%이나 되니까. 그냥 빨리 성공한 내가 그려진 동전 앞면이 짠 하고 나타나면 좋겠는데 멈출 기미가 안 보인다. 이 압박감 속에 차라리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진다.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동전을 거둬들여 저금통 안에 집어넣는 것이었다. 어떤 면이 나왔는지는 아무도 모르게 말이다. 내 인생을 점치기를 그만두고 나는 내가 있는 곳을 둘러본다. 동전이 사라지니 지금 나의 현실이 제대로 보인다. 딱히 절망하지도, 다 포기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가 동전 양면에 있는 게 아니라 여기 있다는 것만 직시하면서 자연스럽게 내 '존재 상태'를 의식하게 된다.


나는 어떤 상태인가. 명상을 하면 할수록 내가 얼마나 낮은 위치에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성공을 바라는 나와 이미 성공한 나의 괴리감은 사업을 하는 내내 언제나 느껴졌다. 내 상태를 알고 나니 이 괴리감이 드는 이유도 확실해졌다. 이 크나큰 간격을 나 또한 인식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성공한다고 하는 '끌어당김', '시각화'에 실패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내가 일확천금과 같은 사업의 큰 성공을 바라는 것에서 지금 나의 존재 상태에 더 신경을 기울이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을까?


(어차피 불가능한) 외부의 모든 것들을 통제하려 애쓰는 대신 나 자신의 상태에만 신경 쓰기 시작하니 삶이 조금은 단순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오늘의 내 할 일을 하고 행복하게 잠들고 다른 모든 건 하늘에, 우주에, 신에 맡겨버리는 것뿐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조금씩 내 감정도, 내 생각도 놓아줄 수 있게 됐다. 물론 이것조차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는 걸 꼭 덧붙이고 싶다. 지금 또한 계속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다잡는 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재정비 시간을 발판삼아 그렇게 난 또다시 새롭게 시작해본다.



이전 14화명상을 하면 생기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