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돈 다 내놔."
평남공고 교복을 입지 않았다면 고등학생으로 볼 수 없을 것 같이 덩치가 큰 두명이 골목길 안쪽에서 외소한 학생의 돈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골목길을 막 들어서던 일문은 이 광경을 보고 핸드폰시계를 본다.
'아~또 늦겠네.'
지각하지 않으려 지름길인 골목길을 선택했는데 이대로 골목길로 들어서서 저들과 엮이게 되면 지각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다른 큰 길로 가면 빠듯하게나마 지각을 면할 수 있지만 외소한 학생이 괴롭힘을 당할 것 또한 당연하다. 일문은 그대로 골목길로 걸어 들어간다.
"야! 너! 이리 와 봐!"
덩치 중 한명이 일문을 보고 손을 까딱거리며 말한다.
"저 빨리 가야 하거든요.여기 얘도 이러다가 지각 할 거예요."
어느새 다가 온 일문은 다른 덩치에게 멱살 잡힌 외소한 학생을 가리키며 말한다.
"요쌔끼 봐라.어디서 건방지게 헛소리야! 야~너도 가진 돈 다 꺼내!"
덩치가 일문의 어깨를 잡는다.
"돈 없어요."
일문은 키차이가 몇십센티나 날 정도로 큰 덩치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덤덤하다.
"진짜 없어요. 학원시간 늦으니까 빨리 놔주세요."
'짝!'
일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가방을 뒤지던 한 덩치가 솥뚜껑만한 손바닥으로 일문의 오른쪽 뺨을 때린다.
"왜 때려요?"
오른뺨이 맞은 따귀로 빨갗게 부어올랐지만 여전히 일문은 덤덤하다.
일문은 핸드폰을 꺼내 다시 시간을 확인한다.
'6시55분'
'아 이러다 진짜 늦겠네.'
일문은 어깨를 잡은 상대의 손을 잡아 떼어낸다.
"어어~이새끼 지금 뭐하는 거야?"
손잡힌 상대덩치가 손을 뿌리치려하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무언가 묵직한 것에 끼어 있는 느낌이랄까.
잠시후 덩치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 자리에 주저 앉는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상황이 짐작갈리 없던 따귀때린 다른 덩치가 다시 한번 솥뚜껑 손바닥을 머리위로 들어 일문의 뺨을 노린다.
'짜~악~'
엄청난 소리.
조금전 따귀소리가 캐스터넷츠 '짝짝이' 소리였다면 지금의 따귀소리는 마치 '징'을 친듯한 울림이다.
일문의 손바닥이 덩치 고등학생의 왼뺨에서 떨어짐과 동시에 덩치 고등학생은 몇미터 앞까지 날아가 쓰러지고 만다.
"아~진짜 학원 늦어서 어쩔 수 없었어요. 형들 미안해요. 야 너두 빨리 뛰어!"
쓰러진 덩치들에게 말하던 일문은 어리둥절하며 꼼짝 않고 있던 외소한 학생의 손을 잡아끌며 뛰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