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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신경계 이상

근통이의 하루| 섬유근육통 자율신경계 이상 - 9편

자율신경계 이상

*소설: 섬유근육통 환자의 치유 성장기입니다. 근통이의 하루 9편 - 자율신경계 이상

'섬유근육통'을 통해 '자율신경 기능의학'에 대해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의 지속 가능한 건강을 기원합니다.

섬유근육통을 넘어 '건강'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자율신경계

“근통씨! 핸드폰 뭐 쓰세요? 아이폰이네요. 근통씨가 아프리카 사막에 살고 있는데 아이폰 새로 나오면 사실 건가요?”


또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아이폰 타령이란 말인가!


“전체가 움직인다는 의미는 어느 정도 이해했을 걸로 보이는데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 보죠!

전체가 한꺼번에 최적으로 움직이려면 전체가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공유해야 하죠.


즉, 빠르고 정확한 정보전달을 통한 피드백이 잘 이루어져야 생존하기에 가장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이 정보 전달 수단을 + - 전기를 통한 신경과 화학물질을 통한 혈액이 해내고 있고, 각각의 시스템에서 들어온 정보들을 취합하여 처리하는 곳이 바로 자율신경입니다.


최신식 아이폰도 잘 가꾸어진 전산망이 있어야 작동할 수 있고, 아무리 비싼 주방 인테리어도 잘 관리된 상하수도망이 없으면 무용지물인 것처럼 자율신경이라는 전산망과 혈액순환이라는 상하수도망의 건강상태가 섬유근육통 해결은 물론 지속 가능한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라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전체를 최적으로 움직이려면 자율신경 기능이 원활해야 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대로 자율신경을 방해하는 요소를 객관적으로 찾아 그 부분에 전념하면 되겠지요!”


근통이는 하나씩 깨닫기 시작한다.


이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다.

내가 섬유근육통 치료에 전념했다고 생각했지만 회복되지 않았던 이유는 목표는 같았지만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정작 문제가 되고 있는 수도꼭지는 잠그지 않은 채 바닥에 흥건히 고여 있는 물만 하루 종일 걸레로 훔쳐내며 제자리걸음만 해오지는 않았을까!


내가 가진 여러 가지 각각의 증상에 진통제, 수면제, 과민성 대장증후군 약, 과민성 방광염 약과 같은 부분의 증상 조절하는 약들을 각각의 전문과에서 받아먹다 보니 점점 누더기식 처방이 돼버린 것이 사실이다.

각각의 증상과 진단명에만 집중하다 보니 실제 물밑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근본 원인은 가만히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점점 더 악화되며 문제들을 반복하거나 오히려 악화시켰던 것이 분명하다!


자율신경계 이 녀석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사실 자율신경 교감신경은 종편 건강 방송을 보면 단골 메뉴로 나온다.

스트레스받으면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질병이 생긴다는 것은 다아는 사실이다.

목에 핏대를 세우고 도끼눈을 뜬 채 선수들을 몰아붙이던 독종 승부사가 교감신경 항진으로 병을 얻은 뒤 실수해도 웃어주고, 경기에서 져도 펄쩍펄쩍 뛰며 격려해주는 교감신경이 떨어진 할아버지가 돼가는 뻔한 스토리는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스트레스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런데 다 스트레스받는데 나만 아픈 이유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근통씨 이번에는 수학 문제를 제대로 풀어봅시다.”

이제는 비유해주는 이야기가 오히려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기대가 된다.

나의 건강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 과학, 수학과 어쩜 그렇게 똑같을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결국 모든 것들의 원리는 같다!


“함수 알죠? y=ax 이런 거 학교 다닐 때 많이 풀어봤잖아요!

재미있는 사실은 기능의학도 function, 함수도 영어로는 function이거든요.

우리 몸은 생존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함수가 유기적으로 얽히고설켜 끊임없이 수학 문제를 풀어가고 있어요.

y=ax라는 함수가 있다고 해봅시다.

x에 값을 넣으면 함수를 통과해 y라는 결괏값이 나오는 구조이지요.


밥은 먹으면 어찌어찌 전체 내장이라는 함수를 통과해 똥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즉 예쁜 똥을 싸고 싶다면 ‘입력값’이 건전해야 하고, 중간에 거쳐야 할 ‘함수’가 적절하게 기능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함수’의 역할을 ‘신경계’가 하고 있고, 내장기관을 지휘하는 신경은 자율적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자율신경계’가 엄청나게 다양한 수식으로 이루어진 함수들을 계산하고 연결하며 전체를 지휘하고 있습니다.

자 함수를 봐보세요.

맛있는 밥을 먹었지만 총지휘자인 ‘자율신경계 이상’이 있으면 설사나 변비가 나오게 됩니다.

거기에 입으로 들어가는 ‘입력값’인 ‘식재료’마저 문제가 있다면 더 나쁜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변비가 있을 때는 장을 자극하거나 변을 더 부풀려서 나오게 하는 약을 먹고, 설사가 멈추지 않을 때는 단순하게 장 운동을 멈추게 만드는 약을 먹게 됩니다.

이런 단편적인 의미의 약을 먹고도 며칠 쉬고, 잘 자고, 챙겨 먹으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그것은 약 때문이 아니라 회복력이 아직까지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약을 먹어도 반복되거나 악화되는 경우라면 약의 용량이나 종류를 늘릴 것이 아니라 좀 더 문제의 선행조건에 해당하는 함수인 ‘자율신경계’와 입력값인 ‘식단’을 살펴보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 되겠지요!

모든 질병의 근본 원인과 치료를 위한 관점도 똑같이 적용하면 돼요.


암에 걸린 이유, 잠을 못 자는 불면증의 이유, 어지러운 이유, 두통이 생기는 이유, 과민성 방광이 생기는 이유의 저변에 깔린 문제는 바로 자율신경 이상이에요.

그래서 현재 드러난 증상만 바라봐서는 그때뿐인 경우가 많아요.

짧은 기간의 시계열로 바라보면 좋아진 듯 보일 때가 많죠. 그러나 시계열을 죽 늘려보면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더 나빠질 때가 많죠.

바로 자율신경계 이상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은 지금껏 나답게 행동한다고 생각해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많은 부분들이 내 의식과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조절되고 있었다.


7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내가 어렵게 알게 된 병원, 어렵게 찾아낸 희귀한 식재료들, 구하기 힘든 약재들을 쫓아다녔던 게 과연 이성적이었을까?

그것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과거부터 보고, 읽고, 들었던 테두리 안에서 그냥 단지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에 행동한 것은 아닐까?

빠져나가기 두려웠던 것은 아닐까?


몸과 마음에서 불만과 갈등은 터져 나오는데 나는 뒷짐만 진 채 더 나은 전문가에게 맡기려고만 노력했었지,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의 원인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내가 고통받고 있는 것은 어느 한 가지 문제 탓이라기보다 생각보다 훨씬 더 뿌리 깊고 오래된 흐름에서 내게 만들어진 조건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결과가 아닐까!

지금껏 의식하지 못했던 뿌리 깊은 악순환의 패턴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나의 일상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며, 다루기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내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특정 원인을 찾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섬유근육통이라는 진단명을 내려놓고 전신의 고통을 만들어 내는 ‘근본적인 흐름’을 읽어내고, 불길에 연료를 붓고 부채질해대는 방해요인들을 찾아내야 한다.


그동안의 진료들을 내 나름대로의 수학으로 표현하자면 평행선과 같다.

병원을 찾아가 내 이야기만 한다.

그들은 절대로 선을 넘지 않을 것처럼 거리를 둔 채 건조하게 검사와 약을 처방한다.

그다지 큰 효과가 없다.

인터넷을 뒤져본다.

많은 이들이 섬유근육통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러나 나는 그들과 접점 하나 없는 평행선을 소통하지 못하고 외로워져만 간다.

절대적인 수렁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나에게 남은 것은 절망과 절규뿐이다.

더욱더 슬픈 사실은 내 건강문제도 이제는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 여기까지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그럼 함수를 더 뜯어봅시다.

근통 씨는 지금 엄청 억울할 겁니다.

왜냐!

근통씨는 지금껏 출력 값을 좋게 만드려고 입력값을 건전하게 하려고 굉장한 노력을 했을 거라는 것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죠!


왜 그 노력이 출력 값을 변화시키지 못했을까요?

바로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변수 variable’와 ‘상수 constant’를 살펴보면 됩니다.

y=ax라는 함수에서 x와 y는 변수입니다.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죠.

그런데 변하지 않는 수인 a에 해당하는  ‘상수’가 높게 혹은 ‘유해하게 설정’이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변수를 조절하려고 해도 ‘상수’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합니다.

변수를 조절해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변수와 함께 근본 원인에 해당하는 상수 요인을 찾아내야 합니다.

상수는 근통씨가 느끼지 못하지만 항상 존재하고 있으며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변수 요인만 쫓아다니며 어떻게 조정하려고 하다 보니 풍선효과처럼 이리저리 알 수 없는 증상들처럼 불똥이 튑니다.


그 변수들 또한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해보지만 임계치를 넘어버리는 순간 상수가 되어버립니다.

근통씨에게 찾아온 섬유근육통과 같은 건강위기는 7년 전까지 전혀 없던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문제가 되어가는 상수에 다양한 변수가 얹히면서 상수와 변수가 버무려져 임계치를 넘게 되면서 창발 된 것입니다.

그래서 언제 터질지, 어디서 터질지 그 누구도 알 수 없기에 불안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 근통씨 안의 생태계에서 상수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상수는 바뀌지 않는 것이잖아요.

예를 들면 아주 오래전 인류의 조상에서 시작하여 부모님에게서 전달된 유전자가 있겠죠!

그보다 흔한 것은 뭐가 있을까요?


바로 잘못된 생활습관입니다.

너무나 뻔한 소리일 수 있으나 그냥 진리입니다.

절대 바꿀 수 없는 유전자 문제도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발현 여부가 결정되지 무조건 유전자가 존재한다고 발현되는 경우는 극소수이며, 치명적인 유전자 때문에 생긴 질병이라면 이미 어린 시절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활습관에 의해 형성된 치명적인 상수 요인은 ‘자세’가 있습니다.

자세는 근육과 뼈다귀인 근골격계의 과거로부터 반복되어온 패턴에 의해 결정되며, 근골격계의 대들보인 척추의 정렬 상태가 밸런스의 안정성을 대변합니다.

척추는 단순하게 몸을 세우는 기둥이 아닌 신체 외부, 내부에서 발생한 정보들이 이동하는 신경 길입니다.

감각과 운동, 내장기관으로 가는 신경들이 척추뼈에 단단히 고정되어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고 피드백을 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척추의 정렬 상태가 돌리고, 꺾이고, 휘게 되면 척추뼈에 고정되어 있는 신경들도 돌리고, 꺾이고 휘게 되면서 정확한 정보전달에 장애가 발생합니다.

바로 이러한 상태가 함수에서 유해한 상수값으로 자리 잡게 되고 자율신경계 이상을 일으키는 큰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모두 각각의 의미를 담고 있었던 조각들이 하나로 모여 새로운 의미로 나에게 깨달음을 준다.

지금 듣는 각각의 정보들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인터넷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고, 심지어 어려서부터 부모님으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말들이다.


그런데 관점이 바뀌니 전혀 다른 의미가 되어버렸다.

나의 비틀어진 자세는 미용적으로 보기 안 좋은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나의 건강을 무너뜨리고 있는 자율신경계 이상을 일으키는 강력한 요인이었던 것이다.


관점을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어찌 보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같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놓여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 사람들에게, 내가 만약 지구가 반대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고 주장하면 얼마나 이상하게 들릴지 알고 있다.

별자리는 과거 무수한 천문학자들이 관측했던 것과 한치도 다르지 않다.

코페르니쿠스의 발견은 어떤 새로운 증거에 근거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하게 들렸을 것이다.

유일하게 다른 것이라고는 코페르니쿠스의 관점이다. 


자율신경계 이상은 잘못된 자세, 척추 밸런스가 깊이 관여된다는 관점은 약이나 영양제로 자율신경계 이상이 치료되기 힘들다는 것은 반증해준다.

천하의 명약을 먹는다고, 천년 묵은 산삼을 100 뿌리 먹는다고 해서 결코 자세가 바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자세를 객관적으로 알고, 

내가 바뀌어야

내가 건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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