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쉽게 지나가지 않았다
나는 지리멸렬한 밤의 뼈를 갈아
내 잠을 태워 한 줄 읊조린다
내 안의 불씨를 일으켜
단련된 칼끝으로 초승달 하나 베어
심드렁한 백지 위에 눕히고
뭇별 중 몇 개를 박았다
심장을 도려낸 나와 같은 나
날뛰던 동맥은 말라붙고
이름은 지워졌다
너는 모르겠지
이 글이
이 노래가
이 붓질이
내 피로 세운 성채라는 걸
넌 나에게 묻지조차 않았다
한순간 흩어진 무명의 존재
꺾인 숨과 토막 난 리듬
빼앗긴 이름에 눈을 감는다
홍정임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삶의 소풍 길에서 마주한 소소한 풍경들- 가족,자연,일상 등 당연하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는 것들에 귀 기울이고 탐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