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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김 Aug 22. 2022

가상인간, 커머스 시장에 안착하려면

누구나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시대가 온다.

  흡사 비트코인 채굴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방문한 사무실에서는 가상인간(버추얼 휴먼)이 딥러닝으로 표정과 언어를 학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장, 출처=shutterstock]

완성도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이른바 ‘불편한 골짜기’(The uncanny valley)도 없습니다. 사진과 같은 2D로는 전혀 구분을 할 수 없었습니다. 동영상 화면에서 좌, 우 두리번거리며 말할 때만 입모양과 혀의 위치에서 약간의 티가 날 뿐입니다. 주의를 집중하고 보아야만 찾을 만한 수준의 것이었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의 모델료 수준은 작년 1년 3억수준에서 최근엔 6개월 3억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합니다. 웬만한 탑(TOP)급 연예인 모델료와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한 로지는 최근 가장 핫한 인플루언서 중 한명입니다.

[가상인간 로지, 출처=로지 인스타그램]

로지가 출연한 신한 라이프 광고는 천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중이며 모델로서의 영역은 자동차, 유통 등의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로지의 검색량은 걸그룹 모모랜드와 비슷한수준입니다, 출처=네이버데이타랩]

 가상인간의 장점은 많습니다. 음주음전, 학교폭력과 같은 사생활 논란의 리스크가 없습니다. 물리적 시공간을 넘어 활동할 수 있습니다. 실제 촬영이 어려운 장면이나 동작을 구현할 수 있으며, 늙지도 않습니다.

 이미 커머스 시장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이솔’은 자사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네이버 쇼핑라이브’에 데뷔 후 벤츠 광고를 찍었고, 롯데홈쇼핑의 ‘루시’는 홈쇼핑 쇼호스트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무신사에서는 유아인의 버추얼 캐릭터 ‘무아인’이 VR쇼룸 및 온,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여리지’는 손흥민에 이어 한국 관광공사 명예홍보대사로 활동중입니다.

[가상인간 제인의 뉴스 출연 영상, 출처=YTN 뉴스/해럴드경제 재인용]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22/08/02/20220802000712_0.gif →출연영상 움짤

[좌:한유아X메르세데스 벤츠, 우: 무신사 무아인, 출처=각 사]

 이미 많은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연예인 매니지먼트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있는 사실은 소위 ‘돈이 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가상인간과 소속사, 로지-에스팀x싸이더스엑스스튜디오, 한유아-YG케이플러스, 루시-초록뱀미디어]

 가상인간 정보사이트 버추얼휴먼스(https://www.virtualhumans.org)에 따르면 전 세계에 등록된 가상인간은 약 200명이며(22년8월기준), 애니메이션이나 동물기반이 아닌 실제 인간과 유사한 캐릭터는 약 50여명 수준입니다. 언론에 언급되는 수준에 비해 캐릭터 시장은 걸음마 수준으로 판단되나, 의미있는 성과를 내는 캐릭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상인간 정보사이트 virtual humans]

구독자 3백만명에 달하는 브라질계 미국 버추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는 연간 100억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18년에는 타임지선정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 중 한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이마’는 이케아(IKEA)와 협업하였고, 중국의 ‘화즈빙’ 은 틱톡 에서 인기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가상인간 시장에서 제일 앞서가는 나라 중 하나이며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대기업 자본의 지원이 늘어남에 따라 보다 활성화 될 전망입니다.    


 제품모델, 방송 쇼호스트,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가상인간,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앞으로 비약적인 확산이 예상됩니다. ‘불편한 골짜기의 극복’을 제외하고 가상인간,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커머스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요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비용

이론적으로는 인간이 담당하고 있는 모든 영역의 대체가 가능하나, 비용문제가 가장 큰 허들입니다. 기존에 없던 인물을 3D기반으로 생성하려면 개발기간 최소 1년 이상에 10억원 가량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투자를 많이 받은 대기업, 스타트업의 캐릭터 완성도가 높은 것을 보면 자금은 퀄리티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입니다. 최근엔 기존 얼굴에 AI기술로 딥페이크를 적용하여, 개발비용과 기간을 기존의 절반 이하로 단축하는 케이스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 대화의 문맥을 담아내는 기술,  표정구현의 기술이 고도화되면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의 완벽한 대체효과를 지닐 수 있습니다. .(출처: 지디넷코리아)

[가상인간 개발 비용, 출처=지디넷코리아]

최근 삼성AI연구센터에서 발표한 렌더링 기술 논문에 따르면 보다 쉽게 실제와 같은 가상인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발표했습니다. ‘메가픽셀 포트레이트’라는 이름의 이 기법은 단 한장의 사진으로 생동감있는 가상인간을 구현한 것으로, 개발비용과 시간의 드라마틱한 단축을 예상케 합니다.

[Mega Portraits 시연 영상, 출처= 유튜브채널 Apehouse Crypto]

2.  법적 이슈

법적인 부분도 해결할 부분입니다. 예상되는 첫번째 문제는 초상권입니다. 하늘아래 새로운 얼굴은 없기 마련입니다. 유명 연예인과 비슷한 얼굴이 등장할 경우 초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음악의 표절판단 사례처럼 표절, 창작을 구분짓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두번째 문제는 가상인간이 정교해질 수록 해당 컨텐츠가 페이크인지 리얼인지에 대한 구분이 필요해질것입니다. 지난 지방선거 기간 활동했던 AI윤석열의 영상은 선거법 위반 논란이 있었습니다. 실제 후보자를 대신하여 전국을 누비면서 큰 이슈가 되었으나 위법, 준법을 가릴 수 없는 처음 겪는 상황에 혼란이 있었습니다. 커머스 시장에서도 아직은 관련법안이 없어 규제가 없으나 향후 가상인간이 활성화되면 “이 광고는 AI가상인간이 착용한 이미지입니다”와 같은 표시사항을 준수해야 상황이 올 것입니다. 상세페이지가 리얼인지 가상인물인지, 구매평이 AI모델의 착샷인지 확인할 방법이 필요합니다. 마치 유튜브, 블로그의 뒷광고 논란이 표시광고법을 통해 해결되는 것처럼 버추얼 인플루언서 관련 법안이 제정되어야 합니다.

[‘본 모델은 가상인간의 체험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와 같은 표시문구가 필요하게 되지 않을까요? 출처=루이커버리 RuiCovery]

3.  스토리

 캐릭터가 정교해지고 극사실화(Hyper reality)되면서 캐릭터의 ‘자연스러움’은 당연한 ‘기본사항’이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각 캐릭터가 담고 있는 내러티브(narrative)입니다. 아이돌마다의 세계관이 있고, 추구하는 컨셉이 있듯이 앞으로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경쟁력은 바로 “스토리와 페르조나”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노래 기술이 좋은 가수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수가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잘생긴 외모 보다는 살아온 스토리, 세계관, 추구하는 가치가 대중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이미지의 소비를 제한하고 효율적인 활동을 위해 AI모델 전문 에이젼시나 매니지먼트 사가 생겨나고 전문 스토리텔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입니다.

[가상인간 루이 프로플, 출처=루이커버리 RuiCovery]

 가상인간,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오프라인에서도 유용합니다. 매장 피팅룸에서 번거롭게 입어볼 필요가 없습니다. 가상인간이 딥페이크로 내 얼굴을 합성하여 대신 옷을 입어주고, 안경을 써보게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강의에서 일타강사의 얼굴은 커스터마이즈된 최애 캐릭터로 바꿀 수 있고, AI 아나운서가 일반화 될 수 있습니다. 현실세계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버추얼 피팅룸, 출처=코리아타임즈]

 사이버가수 아담이 나오던 시절이 20여년 전입니다. 앞으로 몇 년뒤에는 완성도면에서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위 세가지 사항이 해결되면 가상인간이 시장에 안착될 것이고, 스몰 브랜드에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는 모델을 보다 쉽게 활용하게 되지 않을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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