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유일한 규칙.
하는 일에 의미부여를 습관적으로 하는 나는, 의미부여가 안되거나 퇴색되면 금방 그만둬 버린다. 거창하고 멋진 의미를 찾아서 무언가를 시작했다가 내팽개치기를 여러 번, 나는 서른 살에 아무것도 이룬 게 없이, 지속하고 있는 것도 없이 허무하기만 한 상태이다.
하지만 이때까지의 짧은 인생이라도 살아보니, 대부분은 의미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하다 보니 작은 의미라도 생기는 것이었다.
최근에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에 아무런 기대나 의미를 갖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일어나는 현상인 양, 의미 없는 습관인 양, 계속해보고 싶다. 그게 유일한 규칙이다.
예를 들면, 뾰족한 연필은 쓰기만 해도 쾌감이 생긴다. 그 쾌감을 즐기기 위해서 나는 글을 쓴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니까, 더 이상 위대한 시인, 위대한 작가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나에게는 그런 재능도, 담력도, 작업량도 안된다. 하지만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는데,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 꾸준히가 40~50년, 평생을 이러 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우선 평생이라는 거대한 계획이 아닌, 내가 가진 연필 여섯 자루가 다 닳아서 도저히 못쓰게 될 때까지는 쓰고 싶다. 그건 확실히 눈에 보이기 때문에 더욱 즐거운 기분이 든다.
아무 의미도 갖지 않기. 그냥 지속하기. 그거면 나에게는 충분하다. 의미로 가득 차서 오히려 아무 의미 없는 요즘이다. 그냥 내려놓고, 꾸준히, 끝까지 해보는 거다. 그러다 보면 주어지는 작은 의미가, 섣부르게 내 마음대로 꾸며낸 의미보다 더 가치 있을 것 같다. 더욱 진실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