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아서 글쓰기.
나의 뇌는 글을 쓰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나의 체력은 글을 쓰지 못하게 방해한다.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살아있는 것 같다. 그것이 내가 태어난 이유인 것 같다.
글을 쓸 때, 나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반듯한 자세에서 글을 쓴다.
나는 달리기를 시작할까 고민 중이다. 글쓰기는 도저히 체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쓰다 보면 온 뼈와 근육이 아프고, 찢어지는 느낌과 뭉치는 느낌이 온몸에서 느껴진다. 그것은 단어를 고를 때와 같은 세심한 작업에 방해가 된다.
걷든, 뛰던, 글을 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에 8시간은 무조건 앉아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앉아있고, 연필을 쥐고, 글을 한 줄밖에 못 쓴다 해도 좋다. 글을 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8시간 동안 글을 쓰기 위해 앉아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초조해지지 않는다.
나는 소설을 쓸 때 초조하고 싶지 않다. 그 느낌이 종이와 글에 베어 들지 모른다. 나는 이 소설에 상냥하고 싶다. 한없이 여린 소설이 될 것이다. 아주 여린 인물의 아주 여린 내면의 우주를, 아주 상냥하게 열어서 해부할 것이다. 가장 상냥한 해부일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을, 아주 소박하고 단정한 공책에 썼다. 짙은, 그리고 따뜻한 노란색이 도는 갈색의 공책에 조심스레 시를 쓰듯이 소설을 써 내려간다. 어쩌면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시를 쓰는 걸지도 모른다.
장르는 무의미하다. 나는 마음이 시키는 행위를 할 뿐이다. 신의 계시도, 재능의 유무도 더는 필요 없다. 나의 마음의 외침만이 있을 뿐이다.
제발 글을 써달라고, 내 마음이 외치고 있다.
초안은 반드시 어여쁜 공책에 연필로 또박또박 쓰자고 생각한다. 연필로 눌러쓴 글이, 헛소리를 지껄이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그렇기도 하고 말이다. 누군가의 소중한 인생의 한 부분인 시간. 그 시간을 들여서 읽을 것을 쓴다면, 나는 정말 정성을 다하여 쓰고 싶다. 그게 나의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