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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의료 시험을 봅니다

1년 간 결실의 행방은...!

by 포테토칩

'당신을 10월 6일, 13:00시에 브레멘 Ärztekammer(의사협회)에서 진행되는 FSP(Fachsprachprüfung, 전문의료언어시험)에 초대합니다. 확인되었으면 전화로 확정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을 잠시 들어갔다 나온 지 얼마 안 된 9월 말, 드디어 기다리던 시험 날짜를 고지받습니다. 독일 관료 행정의 특성상, 거의 대부분의 공인 서류는 '우편'으로 전달됩니다. 제가 받은 편지에는 '9월 23일 송신'이라고 되어있으니, 정확히 시험 2주 전에 고지가 되었습니다.


주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하지만, 브레멘 의사협회는 시험 참가자가 날짜를 고를 수 없고, 시험 날짜를 2주 전에 공지합니다. 참가자는 다만, 급한 일정이 있는 기간(저는 한국에 들어가야 할 일이 있어서 9월 초~중순은 안된다고 미리 말함), 시간(수업을 듣거나 하는 경우 오전 / 오후 시간대로 기입할 수 있음) 등을 사전에 알려서, 최대한 시험날짜 변경 없이 참가할 수 있도록 배정합니다. 시험 보는데도 20만 원 정도 들지만, 병가/천재지변(..?)이 아닌 경우 시험 변경 시 시험료를 다시 내야 하거든요.


4월 정도부터 텔레그램의 '브레멘 FSP/KP 준비방'에 참가하고 있었는데, 대충 후기를 보니 시험신청 이후 평균 3개월 정도 뒤에 시험날짜가 발표된다고 했었고, 저도 시험신청한 뒤 딱 3개월 하고 2주 정도 뒤에 시험을 치뤘습니다. 바이에른/뮌헨은 6개월, 베를린은 1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브레멘은 그 지역에 비해 빠른 편이나, 터키 대지진, 중동지역의 내전 이후로 꾸준히 외국계 의사들이 독일로 넘어오고 있어서, 점점 시험 일정 잡기도 빠듯하고, 시험 자체도 어려워지는 추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험도입 초반, 약 10년 전에는 시험이 굉장히 쉬웠다 보니, 외국 의사들이 '의료진끼리의 대화는 가능(대부분의 병원 직원들은 영어를 구사함)'하지만, '환자에게로의 설명'이 안 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 학원 친구는 '의사가 내시경 하다가 딸의 위에 구멍을 냈는데, 그걸 설명을 못하더라고. 나도 외국인이고 본인도 외국인이니까 대충 하면 알아들었을 텐데, 거의 독일어가 안됬던 거야. 결국 옆에 있던 간호사가 설명해 줬어'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저도 10월 6일 시험에 초대받았습니다.


"어,, 나 편지 받았어. 10월 6일 시험이야. 참가할게"
"응! 알았어!"
"혹시 준비물 가져가야 하니? 연필이나 지우개, 펜, 시계.."
"하하하, 아니야, 모든 건 우리가 준비할게, 걱정하지 말고 와(여기서 엄청 웃으심. 이런 거 물어보는 사람 없었다고 함. 동양인 처음인가)"


떨리는 손으로 더듬더듬 전화를 하고 나서 남은 2주간, 하루 걸러 하루 독일 과외 선생과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준비했습니다. 텔레그램 준비방에 올라온 3년 간의 예시 문제들을 추려보니 약 30개 남짓. 한국도 그랬지만, 시험은 여기서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출제됩니다. 출제자의 이름/연령/성별 정도가 달라질 수 있는 정도이고, 세부 내용은 동일하기 때문에 여유가 된다면 이 예시들을 달달 외워가는 게 큰 도움이 되죠. 브레멘의 경우 복잡한 케이스가 몇 개 있었는데,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서 병원 갔는데, 거기서 문진 해보더니 가슴에 멍울이 잡혀서 멍울검사하러 온 유방암 케이스', '갑상선저하증이라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이 방광염이 도져서 신우신염이 된 케이스', '목 뒤가 약간 뻐근하고, 어지러운데 머리는 안 아프고, 열은 안 나고 기침도 안 나오는데 내가 아픈 게 맞냐는 케이스'처럼 2-3가지 질병이 복합적으로 나온 경우나 애매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예시를 몰랐으면 떨어질 확률이 높았겠죠.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하여 예시문제들을 공유하는 건데(족보 / 야마라고도 함), 중동친구들이 아주 빠삭하더라고요.


아무튼 전날 저녁까지 시뮬레이션을 돌린 뒤, 당일 시험을 치러 갑니다. '떨어지면... 다시 보면 되긴 하지만, 다시 보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떨어졌으면, 정말로 돌아왔을 겁니다. 마침 비자 기간도 거의 끝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안되면 아쉬울 것 같아서, 한국에도 이런 비슷한 실기시험(OSCE/CPX)이 있는데 그때보다도 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시험 보러 왔는데요."
"아, 안내해 줄게, 잠시만~"
길가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브레멘 의사협회
지나가다가 저 표지판 안 보면 모르고 넘어갔을 뻔했습니다.

3 0분 일찍 도착한 Ärztekammer(의사의 방, 이라는 뜻) 정문을 지나고, 리셉션에 이야기를 전합니다. 의사협회는 길가에 널려있는 주택가 사이에 하나, 지어져 있었습니다. 1년의 거의 매일 지나가면서 봤지만, 시험 보기 전까지는 몰랐을 정도로 소박하니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브레멘 시 안에서 일어나는 의사 관련 일을 진행하는데, 의사 면허 발부 / 의사 교육 / 병원 개폐업 등을 관리한다고 하네요. 브레멘은 자치주임에도 불구하고 주 내에 의대가 없는 도시라서, 무조건 다른 주에서 면허를 딴 의사를 영입하거나 저와 같은 외국인 의사를 고용해야 하므로 의사가 많지 않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최근 5년 사이에 브레멘 주 의료 질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그런 지, 다른 관공서와는 다르게 굉장히 바쁘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독일 여러 관공서 다니면서 여기처럼 바쁘게 일하는 곳 처음 봄).

곧 시험이니까, 여기서 대기하렴!

안내원이 이끄는 대로, 지하의 어느 대기실에 앉아 대기한 지 20여 분 후, 드디어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시험은 대면으로 1명씩, 30분 간격으로 진행되고, 하루에 약 10-15명 정도 시험을 봅니다. 큰 도시는 자주 있다고 하는데, 브레멘은 많을 때는 1-2주에 한 번씩 시험을 치른다네요. 시험관은 총 3명. 2명의 의사와 1명의 보증인?(주에 따라 의사라는 말도 있고, 변호사라는 말도 있는데 브레멘은 의사였음)으로 구성됩니다. 이 중 한 명은 환자역할, 한 명은 상급의사, 나머지 한 명은 전반적인 시험을 이끌어가면서 총괄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입니다. 시험장에 들어가자마자, 엄숙한 분위기에 손에서 땀이 났습니다. 세 분 다 길거리에서 보이는 생활형 독일인들이 아니라, 베스트까지 갖춰 입은 정장차림으로 참가자들을 맞이했고,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나눈 뒤 시험이 시작됩니다. 저의 경우는 여성 의사분이 환자 역할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시험은 크게 3개의 파트입니다. 환자-의사 간 문진(20분), 환자 상태 요약문 작성(Arzt Brief 20분), 의사-의사 간 토론(20분)입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환자에게 질병 / 예상 검사 / 예상 치료에 대해 설명하기, 상급의사에 질문에 대답하기, 그리고 단어시험 10 단어(전문의료단어 <> 생활독일단어)가 포함됩니다. 시험은 도시마다 대동소이한데, 도시별로 요약문을 지필 또는 컴퓨터 입력으로 나뉘거나, 전문의료단어를 풀어서 설명해야 하는 등,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어 '요골 골절'을 '아래팔뼈 골절'로 번역해야 하는 곳(브레멘 등)이 있다면, '아래팔 뼈의 부러짐', 이렇게 풀어서 말해야 하는 곳(바이에른)이 있는 거죠. 하지만 대부분의 결과는 '환자/의사 간 대화가 얼마나 막힘없이 흘렀는가'에서 판가름 납니다.


문진하고 예상되는 질병을 골라내고, 이에 맞는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응급실에서 한국말로 맨날 하던 것이라, 저는 '정확한 문법과 발음으로 환자와 대화하기'를 중점적으로 준비했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환자분, 성함 좀 말씀해 주세요. 오늘 어디가 아파서 오셨죠?
제 이름은.....이고, 어젯밤부터 옆구리가 너무 아파요.

가장 많이 점수가 깎이는 부분 중 하나는 '정확한 독일인 이름 받아 적기입니다.' 같은 '안나 홀츠'라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Anna Holtz', Ana Holz', 'Anna-Holzt' 등으로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가 있는지, 없는 지도 다르고요. 그래서 여러 번 반복해서 물어봐도 되니, 똑바로 받아 적어야 합니다. 이게 틀리면, 아무리 다른 파트를 잘했다고 해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그리고 또, 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참가생들이 대사를 외워가기 때문에, 중간중간 작은 질문을 던집니다. 저 같은 경우는 "나, 두통약 먹는데 이름이 뭐더라. Suma.. 뭐였는데. 이거 너 알아?"라고 물어보면서 "용량은 모르겠는데 - 이거 어떻게 해?"라고 하길래 "그냥 너 주치의한테 내가 나중에 물어볼게" 하고 대답했습니다. 이런 즉흥적인 대답도 잘 해야합니다.


저의 케이스는 족보엔 없지만 무난한 '요로결석(응급실에 많이 옴)' 이어서, 요약문 작성까지는 쉽게 넘어갔습니다. 수정테이프가 없었지만, 수정테이프를 쓸 시간도 없을 만큼 타이트합니다. 그냥 펜으로 주욱, 긋고 다시 써야 했어요. 탈고? 다시 훑어볼 시간? 생각보다 없습니다. 그래도 한 1-2분 남아서 좀 안정을 취한 뒤, 다음을 기다렸습니다. 옆에서는 아르바이트 하는 듯한 학생이 조용히 저를 감시하고 있었는데, 제가 시간이 남은 듯 하자, 샌드위치를 권해주더라구요. 물론, 토할 것 같아서 입에 대지도 못했습니다.


마지막 대망의 의사-의사 대화 시험!

앞 참가자가 하는 시험 치는 것을 밖에서 들으면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습니다. 앞에 분은 40대 정도 되는 아시안 남자분이었고, 눈이 마주쳐서, 살짝 '붙었어?'라고 눈빛으로 물어봤더니 고개를 가로짓 고는 집으로 귀가하셨습니다... 저 분에게는 이제 2번의 기회만 남았습니다. 시험은 일인당 총 3회 볼 수 있고, 3번다 통과하지 못하면 다른 주 어느 곳을 옮겨가더라도 다시 시험볼 수 없습니다. 브레멘은 애초에 이 시험의 합격률이 높은 편은 아니라(60% 정도. 베를린이 높은 편이고, 뮌헨이나 바이에른 쪽이 50% 로 낮은 편입니다), 저도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완전 긴장한 상태로 우두커니 기다리다가 감독관 중 한 명이 나와서 저를 데리고 들어갔고, 마지막 파트를 시작합니다.


친애하는 치프님께. 환자 발표하겠습니다. 환자 XX 양, 56세 여성, X일 X월 XX년생으로 어제부터 시작된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알겠습니다. 우리 대화를 좀 해보죠. 환자는 어디 있죠?
.. 네?

원래 20분 중 5분 정도는 준비해 온 환자 요약 상황을 발표하는 것인데... 다른 브레멘 후기에서 보았듯, 일 분만에 커트하고 바로 대화로 넘어갑니다. 압박 질문을 통해 '대화 능력'을 걸러낸다더니 저에게도 해당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물어본 것들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감독관 : 환자 어디에 있니?
나 :... 대기실에 있을 걸?(어리둥절)
감독관 :그러니까 집에 보내진 않았지? 응급실에 있지?(이 답을 원했던 듯)
나 :그렇지? 아직 검사를 안 했으니까.
감독관 : 진료로 어떤 걸 찾을 수 있지?(감별 진단을 말하는 거였으나 못 알아듣고 다시 물어봄)
나 : 요로 결석.
감독관 : 어떻게 결정할래?
나 : 초음파나 CT를 찍어야 해.
감독관 : 그전에. 뭐 할 거야?
나 : 신체검사랑, 피검사랑 해야지?
감독관 : 신체검사는 뭐가 있지?
나 : 배를 눌러서 통증을 찾거나, 옆구리를 두드리거나..
감독관 : 아니, 신체검사는 뭐가 있냐고.
나 : 아.. 복부 촉진, 흉부 청진, 시진.. 뭐 이런 거...?
감독관 : 응 맞아. 시진으로는 뭘 알아볼 수 있어?
나 : 이 환자 같은 경우는 아프니까 얼굴을 찡그리거나, 숨 빨리 쉬거나..(대답을 썩 마딱치 않아하긴 함)
감독관 : 만약 병원에 CT 가 너무 바빠서 지금 안된다면 어떻게 할래?
나: (응급실이 그럴 수 있나 고민함. 그래서 물어봄) 음..? 이해가 안 돼.
감독관 : CT 가 밀렸어. 오늘 내로 찍을 수 있을지 몰라. 어떻게 해?
나 : 어... 그럼 사실상 초음파로 진단해야겠지.. 근데 그러면 감별이 좀 어려워.. (계속 이해가 안돼서 갸웃거림)
감독관 : 흐음. 초음파는 어떻게 해? 영상의학과한테 연락하니?
나 : 아니? 내가 보면 되지.
감독관2 : 너 볼 수 있어? (갑자기 물어봄)
나 : ..왜 못보지? 응 볼 수 있지(볼 수 있다니 감독관 2가 좋아함). 근데 이해 못하겠어. 왜 CT를 못찍지..?
감독관 : 질문을 이해 못하는 군. 흐음, 혹시 CT 실에 전화해서 된다면 전화할 거야?(이걸 원한 것 같음)
나 : (눈치챔) 어!! 그래서 찍을 수 있다면 전화해야지.

이렇게, 애초에 준비할 수 없는 듯한 답변들을 유도하는 질문들이 많습니다. 그 외에도 '환자 집에 보낼 때, 그녀의 주치의에게 뭘 당부할 거야?'라는 질문은 사실 이해를 못 해서 2-3번 물어보았습니다. '집에 보내면 보내는 거지, 뭘 주치의에게 당부까지... 이게 내가 이해한 게 맞나'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성심성의껏 '아프거나, 열나거나, 소변 못 보면 응급실 다시 오라고(이 대답을 원한 듯) 할 거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다른 친구들 후기에도 의학 지식을 물어보면 한없이 어렵게 물어보거나, '입원해야 하는데 병실 없으면 어떻게 해?','병원비 얼마나올 것 같아?' 이런 질문들이나, 환자의 경우 지극히도 숙어인 단어들이나 브레멘 방언같은 걸 섞어서 말한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브레멘은 억양이 센 편이 아니지만, 뮌헨이나 바이에른 지역은 사투리를 못알아들어서 떨어지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합니다.)


상급의와 대화를 마친 뒤, 1분 정도가 남아서 환자에게 간단히 질병에 대해 설명했고, 환자 질문도 '요로결석은 또 생길 수 있어?', '왜 생겨?', 'CT는 어떻게 찍어?' 이렇게 물어봤는데 시간이 너무 짧게 남아서 중간에 커트당했습니다.


시험이 다 끝난 후, 진이 다 빠진 채 대기실로 돌아가서 결과(바로 나옴)를 기다리며 단어시험을 보았고, 단어 시험도 구술 시험일 줄 알고 엄청 떨면서 준비했는데, 다행히 지필이어서 무난하게 봤습니다. 마지막 파트 감독관과의 대화에서, 너무 많이 다시 물어보기도 했고, 감독관도 '얘가 내 말을 이해 못하는 군'이라고 말해서, 떨어질 줄 알고 조금 긴장했었어요. 오 분정도 시간이 흐르고 저는 다시 감독관님들을 만났고,


축하합니다. 합격하셨어요.


합격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감독관들은 축하한다며, 문진 때 여유 있게 끝낸 걸 보고 합격이 예상됐었다고 해줬어요(너 1분이나 남겼잖아!). 그리고 의사-의사 대화에도 당연히 못알아 듣는 게 맞다고, 일부러 정확하게 '진단병명이 뭐야?' 라고 물어보지 않고 '오늘은 뭘 알아야 할까요?' 하는 식으로 최대한 구어체로 물어본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모르는 데 넘어가지 않고, 물어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알긴 알지만 그게 쉬운 게 아니니까.. 어쨌거나 꼬질꼬질한 상태인 저에게, 3번 째 감독관이 바로 그 자리에서 합격 증서에 싸인을 똭, 한 걸 주시면서 이제 어디서 일하고 싶냐길래, 솔직히 응급실에서 바로 일하긴 좀 어려울 것 같고(전문의 인증 문제도 있고, 언어가 중요한 곳이라고 설명함), 수혈의학이나 노인의학에 관심 있다고 하니, '넌 이미 소아응급도 하니까 노인의학까지 하면, 다 볼 수 있겠구나! 축하해!' 하며 덕담을 해줬습니다. 그러고 나서 집으로 돌아온 뒤 맛있는 것 먹고 오랜만에 푹 잤던 것 같아요...


독일어 공부에서부터 시험까지, 처음 한국에서 시작한 것까지 합치면 약 3년이 걸렸습니다. 물론, 철저한 시험 대비용 독일어 수준이기 때문에 진짜 의료 현장에서 일하기까지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죠. 이제, 내년 5월 정식 자격증이 나올 때까지(동등성 평가(Anerkennung)가 그즈음 완료됨. 발급 안되면 KP시험 봐야 하지만, 안 봐도 되길 비는 수밖에...) 시간이 남습니다. 원한다면 임시자격증으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브레멘 내에서 임시 자격증으로만으로는 일을 구하긴 쉽지 않고(그래도 '도시'라서), 다른 주에서 구할 경우 그쪽 의사협회랑 또 얘기해야 하고 그 서류 작업만 또 3-4개월이 걸리고, 브레멘을 떠나 이사할 생각도 있기 때문에, 지금은 합격을 만끽해야겠죠!


Ps. : 쉰다고 해놓고 2월에 수혈의학 Hospitation(견학) 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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