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유배지까지 490m”… 걸으며 배우는 역사도보길

영월 장릉~청령포 역사탐방로 조성

by 여행 그 숨은 매력
zfdfdf9NUdVa_영월 장릉(단종).jpg 영월 장릉 전경 / 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지사

영월 장릉과 청령포를 하나의 여정으로 잇는 역사탐방로가 조성된다.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흔적이 남은 유적지를 직접 걸으며 자연과 역사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도보길로, 영월만의 정체성을 살린 대표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조선의 비운의 임금, 단종의 길을 따라 걷는 도보길이 영월에서 본격적으로 조성된다.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장릉’과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지정된 ‘청령포’를 연결하는 ‘장릉~청령포 연결로’ 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장릉은 단종이 영면한 왕릉이며, 청령포는 유배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두 유적지는 역사적 상징성이 크지만, 그간 차량 이동 외에는 연계 동선이 부족해 관광객들이 도보로 한 번에 관람하기 어려웠다.

zfdfdfd9sH3a_청령포.jpg 영월 청령포 관음송 / 출처: ⓒ한국관광공사 마이픽쳐스

새롭게 조성되는 연결로는 영월읍 방절리 일원에 총 길이 490m 규모로 계획되었다. 주요 공사 내용은 통로암거 30m, 도로 정비 350m, 접속도로 140m 구간을 포함하며, 도보 중심의 탐방로 형태로 구성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보행로 정비에 그치지 않고, 단종의 생애와 영월의 역사적 풍경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문화형 스토리탐방길’로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월군은 탐방로를 따라 역사 해설 프로그램과 경관 조명 투어, 스토리텔링 콘텐츠 등을 접목할 예정이다. 특히 장릉에서 청령포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단종의 삶을 따라가는 여정으로 구성되어, 방문객들이 시간과 공간을 함께 느끼며 걸을 수 있는 몰입형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zfdfdfytQblY_영월 강변저류지.jpg 영월 강변저류지 풍경 / 출처: ⓒ한국관광공사 심현우우

도보길이 완성되면 인근의 영월강변저류지 수변공원, 청령포원 등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청령포원은 수도권 야외정원 조성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정원형 역사탐방길’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걷는 동안 강과 숲, 역사 유적이 이어져 힐링과 학습, 체험 요소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연결로 조성은 단종이라는 인물의 삶을 따라가는 상징적인 길”이라며 “장릉과 청령포가 하나로 이어지면서,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지역 대표 탐방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야간 조명이나 문화해설 등 다양한 감성 콘텐츠도 접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zfdfdfZl5337_청령포.jpg 영월 청룡포 풍경 / 출처: ⓒ한국관광공사 김경기

영월 장릉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역사적 가치가 크다. 단종은 조선 초기의 비극적인 왕으로,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가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뒤 영월에 유배되었다. 청령포는 그 유배지로,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천연 요새 형태의 지형이다. 단종은 그곳에서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채 짧은 생을 마감했고, 후에 숙종 때 복위되어 장릉에 안장되었다.

이번 탐방길 조성은 단종의 생애를 역사적 콘텐츠로 재조명하는 한편, 지역 관광의 질적 전환을 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단순히 보는 관광이 아닌 ‘이야기를 따라 걷는’ 방식으로 관광 형태가 전환되면서, 영월 고유의 역사 브랜드 구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결로 조성 공사는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올 하반기 중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이후에는 계절별 테마 프로그램이나 역사 체험 행사와도 연계하여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봄부터 가을까지는 걷기에 좋은 시기로, 단종의 발자취를 따라 조용히 자연과 마주하는 도보 여행으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영월군은 향후 도보길의 주요 지점마다 단종 관련 해설판, 역사상징물, 쉼터 등을 설치해 역사적 맥락을 살릴 계획이다. 또한 지역 청년해설사와 협업해 생생한 역사 콘텐츠 제공도 준비 중이다.

단종의 비극을 기억하는 유적지 두 곳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영월은 역사와 감성을 아우른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봄바람이 불어오는 이 계절, 조용히 걷기 좋은 단종의 길 위에서 잠시 시간을 거슬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입장료가 0원이라니”… 강변옆 1.2km 장미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