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천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 7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제47차 회의에서 울산 반구천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공식 등록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 등재로 한국은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으며, 문화유산 15건과 자연유산 2건으로 집계됐다.
위원회는 반구천 암각화가 약 6000년의 세월을 아우르는 선사시대 미술의 귀중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특히 고래사냥 장면 등 동아시아에서 드물게 확인되는 주제가 사실적이고 정교하게 묘사되어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암각화는 선사인들이 바위나 절벽에 새긴 그림을 일컫는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 대상에는 국보로 지정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 및 암각화가 포함됐다.
반구천 일대는 태화강 지류 대곡천을 따라 형성된 협곡 지형으로, 기암괴석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오래전부터 명승지로 알려져 왔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폭 10미터, 높이 3미터 규모의 암반에 새겨져 있다. 주변 바위들까지 포함하면 10여 곳에 걸쳐 총 312점의 그림이 확인된다.
고래, 거북, 물개 같은 해양동물과 호랑이, 멧돼지, 사슴 등의 육상동물이 함께 표현되어 있으며, 작살, 그물, 배 등을 이용해 사냥하는 인물상이 생생히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이 암각화를 한반도 최초의 미술작품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포경기록으로 평가하고 있다.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역시 신석기부터 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기의 기록이 남아 있다. 총 625점의 기하학적 문양, 문자, 동물 형상이 관찰되며, 선사인의 생활상과 신앙, 예술 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현재 반구천 암각화 일부 구간은 사연댐 수위 변동으로 연간 두세 달 이상 물에 잠길 위험이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를 보호하기 위해 수문 설치 사업을 추진 중이며, 오는 2030년 공사가 완료되면 침수 기간이 연간 단 하루, 약 0.8시간 수준으로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관람객은 암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차량은 진입로 앞까지만 이동할 수 있어 이후 도보로 약 15분을 걸어야 한다. 인근에는 울산암각화박물관이 운영 중이며, 보다 심층적인 자료와 설명을 제공한다.
방문 전 울주군청 문화체육과 혹은 암각화박물관에 문의하면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유네스코 등재로 울산은 여름철 역사·문화관광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반구천 암각화는 태화강 국가정원과도 가까워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문화재청은 이를 계기로 울산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과 예술을 고스란히 전하는 이곳은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울산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고래가 새겨진 선사시대 속 이야기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반구천 암각화를 찾아보는 것도 뜻깊은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