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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iday Sep 24. 2021

냉동실의 숨은 그림 찾기.

먹고사는 일-2(일일 식단)

아침...

느긋한 아침식사보다는 몇 분의 아침잠을 선택한 큰딸은 늘 쫓기듯이 출근을 하는 바람에

아침은 간단히 건너뛰고, 시리얼바 나 과일을 들고나간다.

처음 출근을 시작한 몇 주간은 이것저것 아침도 챙겨주고, 아이도 잘 먹고 가고 하더니 점점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고... 이 엄마도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고...

자연스레 아침은 간단히 먹고 가던, 스낵을 챙겨가던...  

큰딸이 알아서 해결하고 있다.  다컷다 ^^


점심...

코비드 19 이후로 시작한 재택근무는 우리의 식사패턴도 바꾸어 놓았다.

평균 두 끼, 브런치와 저녁식사 이렇게 두 번의 끼니를 챙기고 중간에 간단한 스낵 정도를 준비한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저것... 집에 남은 재료들.

마당에 심은 토마토는 종자가 그런 건지, 내가 잘못 키워서 그런 건지 껍질이 좀 많이 두껍다.

그래서 끓는 물에 한번 데친 후 껍질을 까서 먹으면 먹기도 쉽고 맛도 더 새콤달콤해지는 것 같다.

소시지도 팬에 굽기보다는 칼집을 좀 넣고, 끓는 물에 삶아서 먹으면 기름기와 잡냄새도 빠지고

좀 더 먹기 편한 맛이 된다.



저녁은...

며칠 전 어마어마한 양을 만들어서 학교 아파트에 사는 둘째 딸에게도 싸 보내고,

우리 집 냉동실에도 쟁여놓은 '콩비지 찌개'.

찌개나 국은 한번 만들 때 늘 양이 많아져서 한두 끼 먹을 정도는 따로 담아서 냉동실에 얼려놓는다.

가끔 국이나 찌개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

식사 준비를 할 시간이 없을 때,

밖에 나가 음식 픽업해오기도 귀찮을 때,

냉동실을 열고 숨은 그림 찾기를 한다.

색깔로 보면 김치찌개인데...  파스타 소스 인적도 있었고,

멸치 맛국물인 줄 알고 녹였더니 시큼한 냉면육수 인적도 있고...

그다음부터는 열심히 겉에다가 내용물을 적어놓는데, 이 녀석들이 가끔 냉동실 구석으로 숨거나

바리바리 쌓여있는 다른 봉지에 깔려있어 찾기 어려울 때도 많다.

매번 냉장고 문을 열면, 청소해야지...

Garage 문을 열면, 청소해야지...

옷장문을 열면, 청소해야지...

자기 성찰의 시간은 시도 때도 없이 늘 내 곁을 맴돌면서 나를 밀고 당기고 한다.

지금 하고 있는 Art project 끝나면 대청소해야지... 꼭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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