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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에 머문 하루

우연히 마주친 소소한 행복. 너의 행복은, 어떤 모습이야?

by Soo 수진
A moment of Sentiment_ 3


구름이 이렇게 멋질 수 있을까? :)


순간 속에 숨어 있는 행복은 뭘까? 행복은 문득 찾아오는 날씨 같은 것.



햇살의 반짝임을 못 본 지 벌써 며칠째.
캐나다는 여전히 겨울의 끝자락에 머물고 있고,
차가운 바람은 봄을 맞을 준비를 하지 못한 듯하다.

아침 공기도, 밤공기도 여전히 겨울의 그림자 속에 머물고 있다.

살랑이는 봄바람을 온전히 느끼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매일 날씨를 확인해 봐도, 저번 주도 이번 주도 따스한 햇살은 소식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일기예보는 흐림이었는데, 아침부터 햇살이 하늘을 반짝이게 비추고,
공기는 봄의 향기처럼 산뜻한 기운이 맴돌았다.

저절로 생기가 돌고, 기분은 마치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듯 가벼워졌다.

파란 하늘을 기다렸던 구름들도 사랑스럽게 흘러간다.


나는, 구름이 좋다.
파란 하늘이 심심하지 않도록, 하얀 구름은 매일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그 자리를 채운다.

만약 구름이 하얀색이 아니라 오렌지나 초록색, 아니면 블랙이었다면 어땠을까?

자주 하늘을 보며 상상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하얀색이라서 참 다행이다.

생크림처럼 부드럽고, 바람 따라 자유롭게 흘러가며

드넓은 하늘을 여유롭게 여행한다. 그래서 더 구름답다.

그저 흘러가는 모습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존재.





하얀 구름을 보니,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떠올랐다.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차가운 바람을 즐기며 맥도널드로 향했다.
나는 늘 소프트 아이스크림콘이 좋다. 아이처럼.

가끔 이렇게, 문득 생각나는 걸 행동으로 옮기면 낯선 여행을 떠난 것처럼 마음이 들뜬다.
아마도 예상하지 못한 오늘의 맑은 날씨처럼.


아이스크림을 크게 한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퍼지는 차가움에 눈을 찡긋 감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달콤함. 내가 좋아하는, 부드러운 바닐라 소프트 아이스크림.

일상 속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즐거웠다.

맑은 하늘과 아이스크림 하나면 충분한 하루였다.


구름처럼 가볍고,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하루.

행복은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하얀 구름을 바라보다 아이스크림이 떠올랐고,
화창한 날씨 덕분에 나의 하루가 어느새 꽉 찬 기분이었다.

이제 곧 봄이 오면, 얼었던 땅과 앙상한 가지에도
연둣빛 생명이 피어날 것이다.

겨울은 떠나기 아쉬운지 하얀 눈을 자주 내려주지만,

이제는 하얀 구름을 더 많이, 더 자주 보고 싶다.


봄아, 조금만 기다려 줘.
겨울이 천천히 작별 인사할 수 있도록.

Soo+

구름이 나에게 보낸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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