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 가기 전에 만난 나이아가라폭포
A moment of Sentiment_ 4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서 디자인만 하다 보니, 문득 웅장한 물소리와 함께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만나고 싶어졌다.
그렇게 두 시간쯤 달려 도착한 곳, 나이아가라 폭포.
어둠이 깊어질 즈음, 불이 켜진 따스한 네온사인.
여전히 겨울 끝자락에 머무는 캐나다의 깊은 밤.
나이아가라 주변을 밝히는 환한 불빛들, 각양각색의 색들이 긴 겨울밤의 지루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준다.
"와, 예쁘다!"
빛으로 수놓은 밤 풍경이, 겨울밤의 찬 기운 속에서도 마음은 환하게, 포근하게 물들었다.
회전관람차를 탔다.
어둠 사이로 멀리서 보이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더욱 웅장해 보인다. 낮에 보는 나이아가라폭포와는 또 다른 위엄과 아우라가 있다.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봤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로움, 웅장하게 쏟아지던 물소리, 안개처럼 흩날리던 물방울,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거대한 자연의 숨결.
그 넓이와 깊이는 직접 보니 놀라울 수밖에 없는 관경이었다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
깊은 겨울밤에 보는 캐나다의 국기가 차가운 바람에 펄럭인다.
붉은 단풍잎이 캐나다 국기 한가운데 자리한 걸 이곳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단풍나무와 캐나다.
이제는 캐나다의 사람들과 문화가 낯설지 않다. 그리고 나도 그 안에 조금씩 물들어간다.
조금은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괜찮다'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자주 건넨다.
바람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불빛을 따라 걷는 거리엔 어딘가모르게 여유가 흘렀고,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어둠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찍은 사진 속 풍경은 아름답게 느껴졌다.
네모난 프레임 안의 세상은 유난히 반짝였고,
그건 어쩌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덕분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정말 아름답다.’
그 말이,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
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