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위기를 좋아해요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무엇을 준비하며 1년, 5년 그리고 10년을 살아내야 하는 걸까. 이건 단순히 해가 바뀔 때마다 하는 의례적인 고민이 아니다. 자주, 문득문득 미래의 내 모습을 불러 세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먼 훗날의 일인데도 말이다.
캐나다에서 직장 생활을 이어가며 살다가 기회가 닿는다면, 언젠가 나만의 공간을 갖는 것이 꿈이 되었다.
낯선 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뜻밖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순간, 새로운 장소를 찾아내는 즐거움, 그리고 우연히 마주친 감각적인 공간들. 그런 순간들을 하나씩 모아 내가 머물고 싶은 공간, 그리고 누군가에게도 작은 영감을 줄 수 있는 그런 장소를 그려본다.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
모든 이들이 품고 사는 이 평범하고도 묵직한 고민을 나 또한 매일 한다. 조금 더 현실을 보며 걸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자꾸만 막연한 꿈을 꾸게 된다.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보다, 먼 미래에 내가 어떤 일을 하며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지를 상상하는 시간이 더 많다. 세상에는 오늘을 사는 사람과 내일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데, 나는 분명 후자다.
어느 날 동료에게 물었다.
"너는 어떤 사람이야? 요즘 무슨 생각을 해? 미래에 대해 어떤 꿈을 꿔?"
사실 나는 그가 그리는 미래의 청사진이 궁금해서 던진 질문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예상보다 훨씬 담백했다.
"지금까지 그랬듯, 그냥 현재를 살아요. 매일매일에 집중하죠. 흘러가는 대로 살 거예요. 미래에 어떻게 살지는 깊게 생각 안 해봤어요."
그 말을 듣고 고개을 끄덕였다. 사람은 기질에 따라 삶을 지탱하는 방식이 이토록 다르다는 것을. 누군가는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며 안정을 찾고, 누군가는 먼 해안선에 나만의 등대를 세워두어야만 비로소 안심하며 노를 저을 수 있다는 걸 말이다.
현재를 사는 사람은 현상 유지와 만족, 평온을 우선시한다. 오늘 마시는 커피의 향, 지금 나누는 대화의 즐거움처럼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외부의 큰 변화보다는 내면의 안정감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안정형 기질이다.
반면 미래를 꿈꾸는 사람은 변화와 가능성,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며 동력을 얻는다.
현재의 결핍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지금 당장은 조금 힘들어도 5년 후,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견디는 힘이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는 탐색형 기질에 가깝다. 삶에 역동성이 있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길을 상상한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거나, 인생의 큰 레이아웃을 다시 그리는 데 능숙한 사람.
그렇다면 나는,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다.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는 길이라도, 언젠가 닿을 풍경을 마음속에 그려 두어야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 그래서 오늘을 살며 내일을 그린다.
요즘 나는 조용한 곳에 문이 없는 작업실을 여는 꿈을 꾼다. 좋아하는 책을 쌓아두고 디자인을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향기로운 커피가 가득한 공간. 커피에 관련된 일을 해본 적도 없고,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저 나의 공간을 사람들이 오가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소품들을 채우고, 그들과 그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사람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건,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생각하는 일이 현실이 될 그날까지 나는 계속 꿈을 꿀 것이다.
꿈을 꾼다는 건, 어쩌면 나만의 계절을 조금 먼저 맞이하는 일일지도 모르니까.
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