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웠다고 말하기에도 부족한 말.
작년 12월과 1월 초까지 5주를 한국에서 보냈다. 작년 7월에 티켓팅을 하고 12월을 꼬박 기다렸다.
이제는 한국에 여행자로 가는 느낌이다. 한국에 갈 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들뜨기보다, 돌아올 생각에 마음이 아렸다. 그게 아마도 이민자의 삶일 거다. 한국에 가기도 전에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했고, 그 감정을 엄마 아빠에게 내색하지 않으려 애썼다.
엄마와 매일 아침을 먹고, 산책을 하고, 시장에 가 붕어빵을 사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나 시장을 가는 동안 엄마의 손을 어린아이 같이 꼭 잡고 다녔다. 이제는 내가 엄마의 보호자 같았다.
힘이 빠진 걸음에 쉬엄쉬엄, 천천히 걸었고 엄마의 속도에 맞춰가야 했다.
그새 엄마는 힘이 다 빠져, 돌아가신 할머니를 닮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늙고 계셨다.
엄마는 아직도 나에게 말한다. "너는 왜 캐나다에 갔냐고. 왜 그렇게 멀리 갔냐고.."
나는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엄마를 바라봤다. 엄마 미안' 속으로 말을 이어갈 뿐.
주변이 어두워졌다. 고요한 새벽에 잠이 깬 나는 엄마에게 편지를 썼다.
캐나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내 마음을 엄마에게 전하고 싶었다.
돌아갈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게 슬프게 느껴졌다. 가까이 있었다면 다정하게 엄마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에게 조금은 기댈 수 있었을 텐데, 하나밖에 없는 내가 멀리 있어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떨어져 산 기간이 오래되어서 익숙해지기보다 그 익숙함 때문에 슬퍼지기도 하다.
캐나다는 정말 먼 거리라는 걸 한국에 갈 때마다 느낀다. 15시간의 비행.
엄마가 준 사랑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 사랑은 바다처럼 깊고, 하늘처럼 드넓으며, 푸르른 빛을 품고 있다.
어떤 말로도 다 담아낼 수 없는 그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엄마의 따스함, 그리고 빛처럼 환한 그 사랑의 힘으로 나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나답게, 아름답게 살아갈 것이다.
엄마를 뒤로한 채 먼 나라로 돌아가야 해서 슬프지만, 다시 만날 그날까지 조금은 아프지 않기를.
사랑해요. 영원히.
나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