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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선물하기.

그건 또 뭔데?

by 이수 E Soo

2년에 한 번씩 한국에 갈 때마다, 새롭게 생긴 것들에 놀라거나 당황한 적이 많았다.

팬데믹이 끝나고 한국을 방문했을 때, 택시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손을 흔들어 지나가는 택시를 잡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 여러 번 고생한 적이 있다. 그때서야 모두가 카카오택시를 이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친구들은 내가 한국에 왔다고 스타벅스 쿠폰이나 다양한 선물을 보내주려 했지만, 나는 받을 수 없었다.

"그게 뭔데? 카카오 페이는 또 뭐야?" 한국에 갈 때마다, 익숙했던 곳에서 낯선 세상을 마주하며,

나는 어리둥절해지곤 했다.


그러고 보니, 캐나다는 아직도 한국의 편리함을 따라가려면 한참 먼 이야기 같다.

처음 캐나다 은행에 갔을 때, 긴 줄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풍경에 놀랐고,

마트에서는 캐셔와 한참 대화를 나누는 고객들을 보며 또 한 번 놀랐다. 그들은 여유롭고 한가로워 보였다.
나는 뭐든 빨리 처리하고 떠나고 싶은데 말이다.

버스를 탈 때도, 내릴 때도 "하이!" 그리고 "바이!" 미소로 인사하는 버스 기사님.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던 이런 순간들이, 이제는 캐나다의 풍경으로 내게 스며들고 있다.


어느 날, 아침 산책을 하며 한국에 있는 친구와 통화 중이었다.

그때, 지나가던 누군가가 나에게 "굿모닝!" 하고 인사했다.

그 소리를 들은 친구가 물었다.
"누구 아는 사람이야?"

"아니,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인사하는 거야."

"아, 그래? 왜?"

"여긴 그래."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누는 짧은 대화, 길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과 주고받는 인사.
이 모든 것이 캐나다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그런데 나에게는, 이 문화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오히려, 이 습관이 한국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가까운 누군가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허그를 하게 되고,

산책 중 지나가는 사람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게 되고, 엘리베이터에서의 침묵은 어색하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나도 한국에서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을 텐데, 이제는 카페에서 친구들이 노트북, 가방, 아이폰, 심지어 지갑까지 테이블에 두고 주문하러 가는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란다.

모든 짐을 챙겨 들고 주문하러 가는 나를 보고, 오히려 친구가 더 놀란다.

"이거 왜 다 들고 와! 그냥 테이블에 두면 되는데."

"어? 이걸 테이블에 둔다고? 안 돼! 그러다 누가 가져가면 어떡해?"

"가져가긴 누가 가져가! 너 외국에서 온 거 맞는구나! 하하."

캐나다에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도서관에서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사라지는 노트북. 차 안에 가방을 두고 내리지 말라는 뉴스가 최근에 여러 번 나왔다. 차 창문을 부수고 가방을 훔쳐 가는 사건이 잦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이, 캐나다에서는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일이 된다.


두 나라에서 살다 보니,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보인다.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단정 짓기보다,

그곳에 맞춰 자연스럽게 적응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하지만, 한국의 빠른 변화 속도를 따라가는 건 이제 나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캐나다의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나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한국은 더 빠르게 변하는 듯하다.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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