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 Sep 28. 2021

스웨덴 룬드에서 석사 논문을 쓰기까지 -4-

졸업 발표와 최종 논문 제출

오늘은 석사 논문의 마지막 단계, 졸업 발표와 최종 논문 제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1. 주제와 지도 교수 정하기

2. 연구 시작과 발표, 그리고 미팅 참석

3. 첫 번째 중간발표

4. 초안 제출

5. 두 번째 중간발표

6. 완성본 제출

7. 졸업 발표

8. 수정 후 최종 제출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석사과정 졸업 발표는 총 1시간으로 45분의 연구 발표와 15분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45분의 연구 발표는 자신이 있었다. 이미 여러 번 중간발표를 했었고 발표 준비도 여러 번 해봤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한 이상 걱정할 거리는 없었다. 거기다 줌으로 발표를 하니 긴장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제일 걱정인 건 15분의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도 모르고 한 번도 이런 방식의 평가는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걱정은 산더미지만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는 몰라서 안절부절못했었다.


다행히 지도교수는 마치 네가 지금 아무것도 몰라서 쩔쩔맬 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하고, 예상 질문은 무엇이고, 거기에 대한 답변은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 -다시 생각해도 우리 지도교수는 정말 프로였다-. 여러 가지 예상 질문에 내 답변을 준비하고 또 추가로 직접 예상 질문들을 준비하면서 하나씩 졸업 발표를 준비했다.


졸업 발표 당일 예상대로 아무 문제없이 연구 발표를 마치고 질의응답이 시작됐을 때 나는 속으로 지도교수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교수가 예상했던 범위 내에서 모든 질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나의 답변이 분명하지 않아서 중간에 버벅거림은 있었지만 크게 당황스러운 질문 없이 모두 부드럽게 질의응답을 끝냈다.


15분 동안의 질문들은 정말 다양했다. 나의 모델링의 설정 값 하나하나의 타당성 같은 세밀한 질문부터 이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는 발전 방향 같은 거시적인 질문까지 나왔다. 가끔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이 모호해서 질문자는 다시 물어보고 나는 방금 대답했는데 왜 또 물어보지? 같은 상황이 있긴 했지만 문장을 좀 더 다듬고 확실한 단어들을 사용해서 다시 대답하다 보면 질문자는 흐뭇해하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물론 끝까지 모호한 표정으로 넘어간 질문도 있기는 하다.

그렇게 졸업 발표가 끝나면 examiner와 committee member로부터 correction을 받는다. 말 그대로 내 논문에서 고칠 점들에 대해 피드백을 전달해주는 것이다. 나는 거의 모든 페이지를 빨간 글씨로 가득 채워서 받았다. 드디어 졸업 발표를 끝내고 자유다! 싶었는데 눈앞에 쏟아지는 빨간 글자들에 다시 앞이 막막해졌다. 그래도 다행인 건 correction은 기한이 없다. 며칠이 걸리든 몇 달이 걸리든 내가 끝내고 싶을 때 끝내서 최종 제출을 하면 됐었다. 다만 그때까지 졸업은 못한다. 이 당시 Job seeking 비자 신청을 준비 중이었는데 졸업 증명을 해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correction을 끝낸 기억이 있다.


Correction이 모두 끝나면 내 논문의 Front cover를 받는다. 그럼 그 커버를 내 논문 맨 앞에 넣어서 학교의 졸업 논문을 올리는 데이터 서버에 내 논문을 최종적으로 제출한다. 논문에 대해 승인을 받고 공개가 되면서 나는 졸업을 하게 됐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웨덴 룬드에서 석사 논문을 쓰기까지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