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멕시코 동부_메리다와 칸쿤

by 소망이 아빠


유카탄 마야인들의 역사와 삶을 엿볼 수 있었던 메리다 (Merida)



메리다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에서 오후 4시에 출발한 버스는 다음날 아침 9시반이 돼서야 메리다 터미널에 도착했다. 17시간 반동안 약 7개 이상의 도시를 거쳤고 그 때마다 버스 내부의 불이 켜졌다 꺼졌다해서 잠도 종종 깼다. 찌뿌둥함이 졸림으로 바뀌고 잠도 더이상 오지 않아 멍한 상태가 될 쯤 메리다에 도착했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가 캄캄한 시골길에서 잠시 정차한 휴게소.
24시간으로 운영되는 간이휴게소에는 화장실 몇 칸과 함께 매점이 있었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호스텔에 짐을 풀고 가볍게 샤워를 했다. 어느덧 점심 때, 짐을 챙겨서 호스텔을 나섰다.

시내로 걸어가다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도심으로 걸어가던 중 고기 굽는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작은 식당. Pollo(닭)와 Cerdo(돼지) 중 Pollo 정식을 시켰다.
또르띠야와 몰레, 살사를 같이 준다. 덕분에 Pollo와 야채, 살사소스를 또르띠야에 싸서 맛있게 먹었다. 가격은 3000원 정도.


햇빛이 뜨겁다. 그리고 무엇보다 습하다. 멕시코 시티에서는 햇살이 뜨거워도 푹푹 찐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남동쪽으로 이동할수록 점점 더 습하고 뜨거워진다. 역시 정글을 지나는 게 맞긴 맞나보다.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메리다에도 중앙 광장이 (Plaza Grande) 있고 그 주변에 대성당과 (Cathedral de Merida) 정부 궁전 (Palacio de Gobierno), 몬테호 박물관 (Museo Casa Montejo) 등 주요 건물들이 있었다. 메리다는 유카탄 주의 주도인만큼 그 규모가 꽤 큰 것 같았는데 다행히 여행자가 가볼만 한 주요 명소들은 도심 중앙에 모여있어서 밤까지 걸어다니며 구석구석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유카탄 마야인들의 역사와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유카탄 마야인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정부 궁전, Palacio de Gobierno



Plaza Grande 광장 한 쪽 면에 자리한 Palacio de Gobierno는 지도만 보면 정부청사 건물이라 여행객들이 들어가지 못하는 곳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유카탄 지역 정부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일종의 박물관이다. 1층과 2층 복도에는 마야인들의 세계관과 유카탄 정부의 역사를 설명하는 큰 벽화와 안내판이 있고, 2층 홀에 들어가면 마야인들이 스페인 정부 하에서 어떤 곤욕을 치르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지를 표현한 벽화가 마치 미술관처럼 많이 전시되어 있다.


마야인들의 세계관을 그려넣은 삼면 벽화


마야인들은 이 세상을 5개로 구분했는데 '동, 서, 남, 북, 중앙'이 그것이다. 가운데에 있는 벽화에는 북, 중앙, 남의 세계가 표현되어 있고 오른쪽 벽화는 동, 왼쪽 벽화는 서를 나타낸다. 그래서 동에는 태양이, 서에는 달이 자리해있으며 가운데 벽화에는 인간이 옥수수를 들고 있고 이 큰 옥수수가 (그림에 노란 부분) 그림전체의 중앙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멕시코 국기 색으로 칠해진 배경에 독수리가 뱀을 공격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벽화


멕시코에서 (정확히는 스페인 치하 멕시코 정부) 뱀은 악을 뜻하고 독수리는 선과 정의를 뜻한다고 한다. 며칠 뒤 치첸이사에서 안 사실이지만 마야인들에게 뱀은 실은 악이 아닌 신성한 존재였다고 한다. 이 그림의 뱀도 단순한 '악'이 아닌 당시 원주민들의 (마야인들) 정서를 스페인 식민지 정부가 말살한 것을 표현한 건 아닌가 싶다.


2층 홀로 들어가면 더 많은 벽화가 전시되어 있다


스페인 정부가 어떻게 마야인들을,

특히 유카탄의 마야인들을 점령하고 통치했는지 기록한 그림들에서 괜히 동질감이 느껴졌다.



날씨는 여전히 뜨거웠다. 카페에 들러 땀을 좀 식히고 나는 광장에서 북쪽으로 조금 걸어올라 가기로 했다. 20~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Palacio Canton 박물관에 가기 위해서였다. 이곳은 마야인들의 삶을 문화, 예술의 측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라 하여 Palacio de Gobierno와는 또다른 느낌일 걸로 기대했다.


메리다의 거리
관광객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마차를 종종 볼 수 있다.









마야인들의 찬란한 문화와 예술을 볼 수 있는 곳, Palacio Canton



Palacio Canton에서 요즘 진행하는 전시 주제는 '꽃'이었다. 마야인들의 예술품에서 꽃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스페인의 문화와 예술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볼 수 있었다. 사실 마야문명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발전한 문명이었는지는 익히 알고 있었다. 마야인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고 해를 이용한 달력과 달을 이용한 달력, 그리고 그 둘의 상관관계까지 모두 계산해서 기록해 놓았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치첸이사가 있다.) 그 옛날에 이미 우주관을 정립할 만큼 과학적인 문명이었다는 건데, 그런 마야 문명이 예술적으로도 풍부했다는 건 Palacio Canton 전시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고대 마야 건축물과 예술품에 담긴 '꽃'의 모습들.
마야 문명에서 영향을 받은 스페인 예술작품에서의 '꽃'
유럽식 건물에서 마야 예술작품 전시를 한다는 게 문득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메리다에서 여행자들은 주로 근교 Cenote나 (지하 동굴에 만들어진 천연 수영장) 마야 유적지를 보러 가는 투어을 이용한다. 유카탄 반도 여행의 베이스인 셈인데 그만큼 도심에서도 흥미로운 전시나 사료들을 찾을 수 있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도시, 하지만 메리다는 치첸이사나 툴룸 같은 명소를 방문하기 전에 마야문명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마야 문명의 결정체 치첸이사의 뜨거운 오후



칸쿤은 오늘도 덥고 습하다. 더운 것보다 습한 게 더 심한 것 같다. 금세 이마에 땀이 맺히니... 새벽에 일어나 치첸이사투어버스를 만나기로 한 호텔로 갔다. 그래도 우버가 돼서 참 다행이다. 기념품 샾과 점심식사... 현지 여행사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겠다. 이해가 되면서도 마야문명의 후손인 인디오들이 자본주의에 속해 사는 것이 안쓰럽기도 했다.


투어버스에서 열심히 마야문명의 역사를 설명하는 가이드, Mr. Navarro.
마야인들이 사용했던 달력 겸 시계.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시간의 개념이 작아진다.
치첸이사 근처에 있는 마야 빌리지. 기념품점과 식당이 같이 있는데 사실상 투어 버스에 실려온 관광객들에게 장사를 한다


치첸이사에 도착하면 세계 7대 불가사의 치고 쉬운 접근성과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바로 치첸이사 피라미드가 나타난다.) 수많은 장사치에 놀라게 된다. 나도 이 때까지는 치첸이사에 대한 기대가 조금 무너지고 역시 투어보다는 자유여행이 낫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치첸이사와 거기에 담긴 이야기는 신비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치첸이사에는 Solar Calendar와 Lunar Calendar의 원리가 모두 담겨있고 이 둘의 상관관계까지도 담겨 있다. Solar Calendar와 Lunar Canlendar는 주기가 달라서 매 52년마다 만나게 되는데 이 때 모든 Cycle이 끝나고 새로운 Cycle이 시작된다. 가장 최근에 두 달력이 만난 시점, 즉 해당 Cycle이 끝나는 시점이 2012년이었는데 이게 이 세상의 종말을 예견한 걸로 잘못 전달되어 이슈가 되기도 했단다. 그 옛날에 매우 과학적이고 정교한 우주세계의 이치를 담아 만든 치첸이사, 피라미드 같이 생겼지만 실은 무덤이 아니므로 피라미드가 아니라고 한다. (치첸이사 안쪽엔 Lunar Calendar가, 바깥쪽엔 Solar Calendar가 계단의 수나 각도 등으로 표현돼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 박수치는 사람들. 치첸이사 피라미드 앞에서 박수를 치면 소리가 피라미드 쪽으로 흡수되어 울린다. 이는 소리가 사방으로 퍼지지 않고 피라미드 위로 올라가게 해서 위에 있는 통치자와 아래의 2만 백성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대도시 치첸이사의 인구는 10만명으로 추정되고 이 중 상류층이었던 2만명 가량이 치첸이사 피라미드에서 통치자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또 13명의 신을 섬겼다는 마야인들은 처녀를 (혹은 타 부족에서 잡아온 전사를) 희생시켜 신의 분노를 가라앉혔다고 하는데 이 의식을 위한 제단으로 쓴 건물은 치첸이사 피라미드 동쪽에 위치해 있었다.


치첸이사 고대도시를 대표하는 건물인 피라미드의 모습.
Mr. Navarro가 피라미드에 담긴 마야인들의 달력체계와 우주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전사들의 운동경기가 열렸다는 곳

양쪽 벽에 림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 7점을 먼저 넣는 팀이 승리했다고 한다. 인상적인 것은 이긴 팀의 주장을 참수하는 것으로 행사가 끝났다고 한다. 가장 좋은 것을 신에게 올려드린다는 의미라는데 조금 섬뜩했다.


치첸이사 고대도시의 주요 산업은 농사였다. 그래서 들판에 옥수수 밭이 쫙 펼쳐져 있었는데 비바람이 심해지면 신이 노했다고 여겨 처녀를 이 제단에 올려 희생시켰다고 한다. Mr. Navarro에 따르면 처녀의 양팔을 벌려 뒤로 쭉 뻗은 채로 기둥에 묶고 갈비뼈 아래로 창을 그어 심장을 꺼냈다고 한다.








고개만 내밀고 동동 떠서 하늘을 올려다 봤던 Cenote Ik-kil



치첸이사 다음 코스는 Cenote Ik-kil이었다. 쎄노떼는 (Cenote) 쉽게 말해서 싱크홀에 지하수가 고여 연못 혹은 호수가 된 곳을 말하는데 멕시코 유카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명소다. 지하수 덕분에 한여름에도 물이 시원하고 움푹 들어간 동굴 수영장의 광경이 근사해서 최근에 SNS에서도 종종 쎄노떼를 볼 수 있었다. 치첸이사를 다 둘러보고 뜨거운 날씨에 지쳤을 때쯤 Ik-kil Cenote로 향했다.


쎄노떼에는 정말 전세계 사람이 다 있는 것 같았다. 다른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동양인들도 종종 보였고 미국인들과 유럽인들도 많았다.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싱크홀답게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갔다. '와!' 지하로 깊게 뚫린 공간 아래로 새파란 물이 있고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동굴 위쪽에서는 마치 폭포수처럼 지하수 물줄기가 나무 뿌리와 함께 아래로 내리고 있었다.

나는 호기롭게 물에 들어가기도 전에 다이빙을 하기 위해 줄을 섰다. 물이 얼마나 깊은지 몰랐지만 물에 '떠 있는 건' 자신 있어서 아래로 풍덩 뛰어들었다. 물 속에서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아 엉덩이 아파.' 그리고 물 위로 올라왔을 때 정말 뼛속까지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고개만 물 밖으로 나온 채로 동동 떠있었다. 저 위에 있는 천장과 하늘이 보이는 구멍, 떨어지는 물줄기와 햇살, 파란 하늘이 정말 아름다웠다. 사람들이 많아서 여유롭게 계속 떠있을 수는 없었지만 그 짧은 시간에 본 천장과 하늘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Cenote Ik-kil의 모습








아름다운 작은 섬, 이슬라 무헤레즈에서의 하루



반나절이면 돌아볼 수 있는 작은 크기, 아름다운 바다가 있고 내가 좋아하는 바다거북이를 맘껏 볼 수 있으며 물가도 저렴한 곳, 나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칸쿤에서의 2박 3일 중 하루를 이슬라 무헤레즈에서 보내기로 했다. 이슬라 무헤레즈는 ‘여자의 섬’이라는 뜻으로 칸쿤에서 배로 15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오늘 아침, 피곤이 쌓였는지 알람을 계속 미루고 미뤄 10시 반쯤 후다닥 짐을 챙겨서 Puetro Juarez로 (후아레즈 항) 향했다.

너무 많이 잤나 싶어서 서둘렀더니 다행이 표를 사는 일이며 배에 오르는 일들이 착착 진행되어 11시 반쯤 이슬라 무헤레즈에 도착했다. 이슬라 무헤레즈는 섬 전체 길이가 7마일 정도밖에 안되는 곳이라 관광객들은 주로 택시를 타거나 골프카트, 스쿠터 등을 빌려서 다닌다. 제주도에서 우도에 가면 그렇듯 항구 앞에는 여행사나 탈 것 대여업체들의 호객행위가 분주했다.



오래 여행을 하다 보면 다음날 어디에 갈지는 정해도, 거기서 구체적으로 어디 어디를 갈 지의 세부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게 된다. 나도 이슬라 무헤레즈가 어떤 곳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어디를 가야 할 지, 그리고 동선은 어떻게 짜야 좋을지는 모르는 상태로 섬에 도착했다. 분주한 가운데 일단 여기저기 둘러보며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는데 마침 현지 여행사 아저씨가 다가왔다. 섬의 지도를 보여주면서 자기네 투어가 어디를 가고 각각의 장소에서는 뭘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었는데 덕분에 내가 필요한 정보를 다 얻었다. USD 40만 내라는 아저씨에게 정보 고맙다는 인사만 남기고 나는 350페소짜리 (USD 18~20 정도) 스쿠터를 빌렸다.


하루동안 내 발이 되어준 고마운 스쿠터


이슬라 무헤레즈는 얇고 길게 생겼다. 섬 북쪽에 있는 항구 앞에서 스쿠터를 빌리면 남쪽으로 이어지는 직선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Dolphin Discovery (돌고래 체험), Turtle Farm (거북이 농장), Punta Sur (남쪽 끝 해안절벽) 같은 명소들을 이 길에서 자연스레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거북이를 좋아했던 나는 제일 먼저 Turtle Farm에 갔다. 그렇게 많은 바다 거북이를 보고 만져본 곳은 내 생애 처음이었다. Turtle Farm은 해변 바로 옆에 있어서, 인공 수조뿐 아니라 바다에도 양식장을 만들어서 바다거북이와 상어, 가오리를 풀어놓고 관리하고 있었다. 물론 양식장 테두리 사이 사이로 들어온 크고 작은 물고기들도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낚아 채려고 빠르게 헤엄치고 있었다.



Turtle Farm에서 2시간 정도를 보내고 다시 스쿠터를 몰았다. 오토바이를 타는 건 사실 처음이었는데 운전을 오래해서 그런지 어렵지는 않았다. 조작법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바닷가를 끼고 달리는 뻥 뚫리는 기분이 온 몸을 휘감았다. 나는 아예 민소매와 짧은 반바지, 쪼리 슬리퍼로 갈아입고 열대 섬의 정취를 즐겼다. 뜨거운 햇볕에 눈이 부시고 공기도 습했지만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덕분에 시원한 바람이 더위를 식혀 주었다.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서고 또 다시 달리고를 반복하다 섬의 남쪽 끝, Punta Sur에 도착했다.


Punta Sur은 (다시 제주도의 예를 들자면) 섭지코지 같은 곳이다. 해안 절벽을 따라 밝은 녹색의 키 작은 식물이 덮여 있고 새파란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눈부신 곳, 바닷바람이 강해서 모자를 붙잡는 몇몇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이슬라 무헤레즈’답게 다산을 상징하는 여인의 동상이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고 조금 옆에는 더 위풍당당한 이구아나 상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이구아나는 흰색이라 사실 동상은 아니었는데 나는 왠지 여인보다 이구아나가 더 이 섬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어둠이 내리면 사람들 몰래 후다닥 움직일 것만 같이 생동감 넘치는 이구아나를 바다와 함께 사진으로 담았다.



Punta Sur까지 보고 나니 스쿠터 반납시간인 5시까지 2시간 가량이 남았다. 항구에서 Punta Sur까지 온 길은 아래쪽 길이었고 이번엔 위쪽 길을 따라 북쪽으로 달렸다. 드라이빙을 즐기기엔 위쪽 길이 훨씬 좋았다. 바다를 낀 길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열대 마을의 소박한 집들만 있을 뿐 큰 건물도 없어서 더 여유롭게 달릴 수 있었다. 달리다 보면 작은 가게 앞에 ‘Cold Beer’라는 입간판이 서 있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 대신 운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그렇게 아쉬울 수 없었다. 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반납시간 직전이 될 때까지 이 위쪽 길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이슬라 무헤레즈의 해안길을 달렸다.





keyword
이전 06화멕시코 남부_예쁜 소도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