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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여행루트 정리>

by 소망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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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3박 14일을 머물렀다.

- 주요 도시: 멕시코 시티, 와하까,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 메리다, 깐꾼, 치첸이사

- 이동 방법: 버스 (ADO, OCC)

- 주요 이동시간:멕시코시티 -> 와하까: 7시간 반

와하까 ->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 10시간 반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 -> 메리다: 17시간 반

메리다 -> 깐꾼: 4시간 반

깐꾼 <-> 치첸이사 : (아침 7시 출발, 총 약 12시간)




지금까지 느낀 바로는,


1)

도시 내에서의 교통은 어렵지 않고 저렴하다. 와하까나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 같이 작은 도시는 걸어서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고 간혹 버스나 택시를 타도 부담이 없을 정도. 보통 한 도시에 가면 도심을 둘러보는 데 하루, 도시 외곽의 명소를 (자연경관이나 유적지들) 지역 여행사 투어를 통해 돌아보는 데 하루정도가 걸린다. 물론 좀 더 머무른다고 해도 지루하지는 않을 것 같다. 골목 골목을 걸으며 멕시코 특유의 마을 정취를 구경하고 야외 카페나 식당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며칠이 금방 갈테니. 투어는 보통 반나절에서 하루가 걸리는데 금액은 적게는 200페소에서 많게는 500페소(USD 10~30) 정도. 도심 중심지에 가면 Tours 라고 쓰인 지역 여행사를 쉽게 볼 수 있고 들어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결정하면 된다.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는지, 몇명짜리 투어인지, 픽업과 드랍오프 시간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2)

도시간 교통은 불편한 편. 나는 처음 멕시코 여행을 계획할 때 구글맵을 보면서 동선을 짰다. 예를 들어 멕시코 시티에서 와하가까지가 직선거리로 400km 정도 되고 우리 생각으로는 버스로 4~5시간 정도 걸릴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8시간이 걸렸다. 고속도로가 우리나라처럼 잘 되어있지 않고 이번 경우에는 지역에서 며칠째 계속되는 데모때문에 길이 막혀서 중간에 한참을 정차해 있기도 했기 때문. 가장 심했던 구간은 총 17시간 반이 걸린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 - 메리다 구간이었는데 (San Cristobal de las Casas - Merida) 직선 거리로 구성된 고속도로가 없는 것 뿐 아니라, 버스 이동 루트가 직통이 아니고 완행이라 한참을 돌아서 간다. 어제 밤에 한 5시간쯤 달린 후에 얼마나 왔나 싶어서 구글맵을 켰었는데 북동쪽으로 가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버스는 오히려 북서쪽에 있었고 목적지와의 거리는 오히려 더 멀어져 있었다. 17시간 반 동안의 이동 간 8개 정도의 도시에 정차했으니 실로 어마어마하게 돌아간다. 그래도 버스 자체는 깔끔하고 좌석도 편안한 편이다. 버스 안에 화장실이 있고 에어컨도 잘 나와서 오히려 새벽엔 춥다.


3)

도시간 버스 가격이 일정하지 않고 계속 변한다. 꼭 항공권처럼 구매 시기나 출발 시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서 딱 얼마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보통 10시간 이내의 경우 200페소~400페소(USD 10~20) 정도 하는 것 같고 10시간이 넘는 장거리의 경우 500페소~1000페소(USD 25~50) 정도. 인터넷으로 표를 뒤지다 보면 Reservamos라는 티켓 구매 어플이 있는데 한번 구매해보고 다시는 쓰지 않았다. 당시 400페소의 가격을 확인하고 신용카드로 결제를 완료했는데 Confirmation e-mail 상의 최종 결제금액이 뜬금없이 750페소로 떴다. 이후 버스 터미널에 가서 영어와 캡쳐화면을 섞어가며 설명을 했지만 결국 환불을 받거나 하지는 못했다. 이런 황당한 일이!버스회사 직원도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Reservamos측에 직접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Reservamos 측 policy에는 취소나 환불은 불가하다는 안내뿐이고 전화를 해봐도 잘 받질 않는다. Reservamos는 가격을 확인하는 정도로만 쓰고 터미널에서 여정에 맞춰 미리 티켓을 구매하는 게 가장 좋다.


4)

우려와 달리 위험한 경우는 없었고 사람들도 거의 100프로 친절하다. 길거리에서 눈이 마주치면 밝게 웃으며 인사해도 좋을 정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모두 반갑게 인사를 해준다. 영어를 하는 사람은 적다. 멕시코 시티에서 간혹 영어를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지만 대부분 미국에서 살다 온 경험이 있는 경우였고 보통의 현지인들은 에스파뇰로 소통한다. 그래도 몇가지 단어와 손짓 발짓을 섞으면 기본적인 대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만큼 현지인들이 외국인 여행자에게 호의적이고 친절하다.


5)

물가가 매우 저렴하다! (도시간 교통편 제외) 일반적인 식당에서 식사할 경우 한끼에 3천원 정도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저녁식사를 위해 조금 고급스러운 (깔끔한) 식당에서 맥주 한 잔을 곁들여도 1만원 정도면 충분. (물론 호텔식당이나 미슐랭 가이드를 받은 고급식당은 가격이 매우 비싸겠지만.) 박물관이나 유적지의 입장료도 대부분 5천원 안팎이고 치첸이사만 예외적으로 외국인에겐 USD 20을 받는다. 멕시코인이 내는 가격의 4배가 넘는다. 호스텔이나 에어비앤비 숙소도 저렴한 편. 나는 하룻밤에 USD 10 안팎으로 숙박비를 지출하고 있다.


6)

극성수기가 아닌 경우 굳이 호스텔을 미리 예약할 필요가 없다. 보통 배낭여행자들은 큰 배낭 하나와 작은 보조가방을 들고 다니는데, 보조가방에는 현금과 노트북 등 중요한 물건을 넣고 옷가지 등을 큰 배낭에 넣고 다닌다. 그래서 큰 배낭은 늘 숙소에 두고 작은 가방을 메고 여행한다. 때문에 도시간 이동시 터미널에 도착해서 숙소에 갈 때가 짐이 굉장히 무겁게 느껴진다. 불편한 버스에서 10시간 안팎을 보내고 무거운 짐을 지면 당연히 힘들 터. 그래서 숙소는 굳이 미리 정하지 않고 터미널 근처에서 찾는 것이 좋다. 어느 도시에 가도 터미널 근처에 호스텔과 호텔이 많다. 쉽게 가격을 확인할 수 있고 내부를 둘러볼 수 있어서 도착 후에 숙소를 정해도 좋다. 미리 예약을 할 경우 Booking.com이나 Hostelworld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게 되는데 호스텔에 도착해서 보면 보통 10% 정도의 수수료가 더 붙은 가격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거리라도 터미널과 가까우면 좋겠지만 만약 미리 예약한 곳이 터미널과 거리도 멀다면 도착한 날 터미널 근처에서 숙소를 구하는 것과 비교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멕시코는 아직 불편한 점이 좀 있지만 충분히 멋지고 매력적인 나라인 것은 분명하다. 푸른 하늘과 밝은 햇살을 거의 매일 즐길 수 있고 저렴한 음식과 친절한 사람들, 아름다운 자연과 멋진 유적들을 볼 수 있다. 다만 교통이 불편해서 이동에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여유를 두고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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