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글] 9월 둘째 주 이별 <무기력함>

9월 둘째 주에 내가 한 이별을 소개합니다.

by 이 오늘내일

9월 둘째 주에 내가 한 이별을 소개합니다.


이번주는 제가 요즘에 느끼는 일종의 무기력함과 이별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회사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은 그 나름의 장점도 명확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열정이나 호기심 등 진취적인 에너지를 잃게 만들기도 합니다.

인수인계 원칙대로 그동안의 관행대로, 다소 보수적인 관점에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이따금씩 떠오르는 아이디어에도 스스로 고개를 내저으면서 현상유지를 택하곤 했습니다.

저의 무기력함은 외부 상황의 문제가 아닌 저에게 그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생각을 하지 않는 것도, 수용하는 것도 '습관'일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사실 그 무기력함 때문에 브런치스토리를 잠시 떠나있기도 했습니다.

솔직한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 어떠한 동기도 없이 억지로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타자를 시작한 건 그래도 변화하고 싶다는 작은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이번주는 유독 이상한 한 주 였습니다.

쓸데없는 생각과 우울에 잠식되어 끝없는 바닷속을 계속해서 수영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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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먼 친척의 죽음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회고해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가까운 관계는 아니지만 먼 친척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죽음 이후 재산분할 문제나 가족 간 갈등에 대해 간접적으로 목도하면서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남길 것, 남겨야 하는 것이 비단 '돈'은 아닐 것 같았습니다.

돈 몇 푼이 한 인간이 살아온 모든 삶의 의미와 역사를 대변한다면 너무 슬플 듯해요.

개인이 평생 동안 일궈왔던 고민, 생각, 가치, 노력이 오히려 퇴색되니까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하늘에서 죄를 짓고 인간세계로 내려온 천사

'미하일'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 안에 '사랑'이 있고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 역시 '사랑'이라는 주제의식을 전달합니다.

다소 기독교적인 가치관이긴 하지만,

사람은 스스로가 아닌 타인을 향한 사랑과 신의 뜻에 따라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사랑으로 사는가

아직은 고민할 필요가 있는 어려운 명제입니다.


다운로드.jfif 책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

대자연 발생 건으로 여성 호르몬의 위험성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나이를 먹을 수록 생리통과 생리전증후군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요통이나 두통과 같은 신체적 반응뿐 아니라 심리적인 불편함도 가시적으로 느껴지곤 합니다.


생리전증후군(PMS: Premenstrual Syndrome)은 생리 시작 전 1~2주 사이에 나타나는

신체적, 정서적, 행동적 증상들로 가임기 여성의 약 70~80%가 경험한다고 합니다.

배란 후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변화로 세토토닌 등과 같은 뇌 화학물질과 상호작용하면서

뇌 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감정이나 수면 등에 영향을 미쳐

평소와 다른 심리 및 신체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는 월경 시작 5~10일 전부터 증상이 나타나고 생리가 시작되거나

시작 후 며칠 내에 증상이 자연스럽게 사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심하면 '중증 생리전 장애(PMDD: 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로 이어질 수 있어요.

생리 직전 감정 증상(우울, 분노, 불안 등)이 심해져 사회생활, 직장, 인간관계, 학업 등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가임기 여성의 3~8%가 겪고 있습니다.

뇌가 호르몬 변화에 과민하게 반응하여 발생하는 것이 주된 문제로

산부인과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 가능한 하나의 '질환'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아직 산부인과 등 병원을 택해서 진단을 받는 과정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픈 배와 허리로 무더운 날 보일러를 키고 잔 저도 타이레놀을 씹어먹고 불평만 하고 있으니까요.




이래저래 정신 없이 또 일주일이 흘러가버렸지만,

역으로 '이게 다 호르몬 때문이야'라는 식의 책임귀인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특정한 사건과 상황만 지나가면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주기도 하고요.

무책임할 수 있지만 너무 생각이 많고 또 울적한 어느 날에는

그냥 생각 없이 '다 괜찮아 질 것이다'는 자기체면에 빠지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그러다 보면 정말 다 괜찮아 지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머리 아팠던 이번주와 하루라도 빨리 이별하고

더 괜찮아진, 혹은 더 성숙해진 다음주를 맞이하려고 해요.

이번주에 대한 실망과 무기력함이, 다음주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다 괜찮아 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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