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욕심, 좋은 욕심

좋은 욕심으로 성장하기

by 용기

언젠가 예배시간에 목사님이 4대 악심惡心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이 네 가지 악심이란 욕심, 근심, 의심, 낙심이다.

여기서 대장은 단연코 욕심이라고 한다.

근심, 낙심, 의심 모두 욕심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욕심이 있기에 근심하고

욕심이 있기에 낙심하고

욕심이 있기에 남을 의심한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나는 좋은 욕심과 나쁜 욕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차이는 두 가지가 있다.


결과에 집중하는 것과 과정에 집중하는 것


먼저, 나쁜 욕심은 목표를 이루어낸 자신의 모습과 주변에서 자신을 치켜세워주는 것을 상상하며 심취하게 한다.


과거 나는 소방관이라는 꿈을 짧게 꾼 적 있다. 그 당시에 '타워'라는 영화를 뒤늦게 보고 "소방관 진짜 멋있다"라는 단순한 생각에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화재현장에서 누군가를 구하는 상상, 표창장 받는 상상, 주변사람들에게 멋있는 직업이라는 말을 듣는 상상..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철딱서니 없기 짝이 없다.

어찌 되었든 그 상상들은 소방공무원 준비라는 도전을 하게 해주는 동기부여가 되어주었다.


문제는 소방관이 된 나의 모습만 상상했지, 그 과정은 철저하게 무시했다는 점이다.

학창 시절 공부를 게을리한 나는 소방공무원 공채 필수과목인 영어에 보기 좋게 가로막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역시 공부 머리가 아니야"라는 핑계를 대며 포기하게 되었다.

목표를 이룬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나의 이야기처럼 상상은 그 일에 도전할 수 있게 해주는 동기부여가 되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목표를 이룬 모습에만 집중하면 그 과정에서 찾아올 고통과 실패 그리고 두려움을 간과하게 된다.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고통은 '예상했던 기회비용'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다가온다.

결국 그 고통과 실패 속에서 노력과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닌, 자신의 재능 부족을 핑계로 스스로 상상한 모습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포기를 선택한다.




이에 반해, 좋은 욕심은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한다.


나도 좋은 욕심을 가졌던 경험이 있다. 전문 mc의 꿈을 꾸면서 막 공부를 시작하던 때였다. 갑작스럽게 친척형의 결혼식 사회를 부탁받았다. 결혼식 사회는 비전문가인 지인들에게도 부탁할 만큼, 난도가 높은 행사는 아니지만 (전문 사회자의 영역은 또 다르다) 대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는 것이 처음이었던 나에게는 도전이었다.


당시 나는 소방관을 꿈꿀 때와는 다르게,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했다.

선배 mc들에게 도움도 구하고 나만의 스크립트도 작성했다. 짬날 때마다 연습도 빼먹지 않았다. 그리고 상상했다. 이때의 상상은 목표를 이룬 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변수들을 상상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상상한 것이다. 그리고 나의 첫 결혼식 사회는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들으며 성공적으로 끝이 난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


우리는 무언가에 도전할 때 아무리 철저히 준비를 한다고 해도 그날의 컨디션과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실패'라는 위험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이때, 나쁜 욕심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한다.

합격, 성공, 평가, 재능 등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했을 때 그 대가는 혹독하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바라기에 근심이 생기고, 실패했을 때 낙심하며, 앞서 나가는 타인을 의심한다.


반면 좋은 욕심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내가 결혼식사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때처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것, 할 수 있는 것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욕심이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행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자신의 의지로도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걱정을 그만두는 것이다.


그의 조언처럼 내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성장으로 가는 길이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