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디지털 헬스케어 이야기 #4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치료기기, 웨어러블 기기...왜 아직 와닿지 않을까요?
*디지털 치료기기=디지털 치료제
모든 프로덕트 서비스가 그렇듯이, 디지털 헬스케어도 결국에는 사용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나와도, 결국엔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편리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이하 UX)을 주지 못할 경우 쓰지 않게 되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런 UX에 대한 고민이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헬스케어에 빠질 수 없는 개념인 '의료기기'가 'software'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잘 설계된 UX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고 하죠. 아래에 UX를 논하는 데 있어서 너무 유명한 그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딜레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생각해볼만 합니다.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의료기기의 정의를 살펴볼까요?
의료기기란?(출처 : WHO)
- 의료기기는 인간을 위한 모든 기기, 기구, 시약, 소프트웨어, 물질 또는 기타 유사 물품 등을 포함
-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약제/기기/다른 치료제와 함께 사용될 수 있음
- 특정 목적 중 하나를 달성하기 위함 : 질병의 예방, 진단, 모니터링, 치료 또는 완화 / 부상의 진단, 모니터링, 치료, 완화 또는 보상 / 생명의 지탱 또는 유지 / 임신조절 등
여기서 중요한건, 의료기기도 여느 프로덕스 서비스처럼 '소프트웨어'의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중요한건 '헬스케어'보다는 '디지털' 쪽이라는 것이죠.
건강검진을 예로 들어볼까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하는 건강검진은 '헬스케어 서비스'의 영역은 맞지만 '디지털 헬스케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자가검진 기기가 생긴다면? 이건 '디지털 헬스케어 프로덕트'의 영역이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케어라고 볼 수 있는거죠.
따라서, 디지털 헬스케어에서의 UX 혁신은 너무 중요한 요소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엔 사람들이 써야하니까요. 정말 당연해 보이지만, 디지털 헬스케어에서는 이런 기본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사용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체크하고, 제품으로서의 검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출처 : 장진규 파트너 강의자료)
- 사용자에게 반드시 검증이 필요한가 ? vs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가?
- 사용자를 필요로 하는가? vs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가?
- 사용자는 헬스케어에 돈을 내는가? vs 사용자는 디지털에 돈을 내는가?
자 이제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UX가 중요한건 알았으니, 사례를 보면서 정리해 보면 더 이해가 쉬울 것 같은데요.
먼저, UX를 잘 만들었거나, 조금 아쉬운 사례 두 사례를 같이 볼까요?
1) 똑똑하고 스무~스한 폐활량 측정 경험, Bulo
Bulo는 폐활량 측정기기를 만드는 한국의 스타트업입니다. 왼쪽의 기기를 통해서 호흡 훈련까지 제공한다고 하죠.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는 앱서비스를 통해 폐와 관련된 개인화된 지표들을 제공・관리해줘요. 의료적 목적의 검증도 필요하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이 기기는 '의료기기'보다는 '헬스케어 서비스'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거죠.
2) UX의 귀재, 애플이 놓친 한 가지
애플워치를 쓰시는 분들이라면, 때가 되면 일어나라, 숨쉬어라 알람을 받아보실텐데요. 애플워치의 데이터 측정 관련 성능은 의료용으로 사용 가능할 정도로 그 성능이 고도화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기능은 '링을 채워라'는 동기부여 측면은 있을지 모르나, 사용자 개개인의 현실적 상황까지 고려한 UX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어요. 예컨대, 운전하는 중에 일어나라고 알림을 보내준다고 해서, 벌떡 일어날 순 없는 법이죠.
정리하자면, 디지털 헬스케어에서의 UX는 다른 서비스 영역만큼,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도표를 보면 UX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한 눈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운영하고 있다면, 우리 서비스를 처음부터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 : DHP 장진규 파트너 강의자료 / 최윤섭,『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클라우드나인,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