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에 대하여

삶의 뿌리와 양분

by 마르치아


인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 계기는 저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품게 되고 또 어떤 이는 삶의 시련이나 관계 속 갈등을 통해 비로소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게 된다. 나에게 인문학은 바로 그 다양한 물음과 애정의 뿌리를 따라가며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 여정이었다.


한 사람의 일생을 식물에 비유하자면 인문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 깊은 곳에 내려진 뿌리와도 같다. 화려한 꽃이나 탐스러운 열매보다 먼저 더 깊이 더 오래 생명을 지탱하는 힘은 바로 그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시작된다. 삶이 순탄할 땐 드러나지 않지만 고통과 상실 앞에서 인간은 질문하게 된다. 이 길이 맞는지 나라는 존재는 누구인지 우리는 왜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는지를. 그 질문에 성급히 답하지 않고 오래도록 붙들고 바라보는 시간 그 시간을 견뎌내는 사유의 힘이 인문학이며 그것은 언제나 사람을 향해 있다.


나는 인간의 마음과 운명의 흐름을 오래 들여다보았고 그것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와 공동체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시간의 결 속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과정을 통해 명리학은 내게 예언의 도구가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의 지도가 되었고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 위한 연민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나의 길을 걷는 동안 나는 스스로에게 묻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질문들은 다시금 나를 사람에게 사람 사이로 이끌었다.


어쩌면 인문학은 특별한 분야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오래된 학문이며 한때는 가정에서 마을에서 어른의 말과 손길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해지던 삶의 기본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인문학은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분리되었고 그렇게 삶의 자리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나는 믿는다. 인문학은 여전히 우리 삶의 뿌리이며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사랑하고 용서하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고 또 묻는 가장 인간적인 물음의 출발점이라고. 그 물음에 다가가는 모든 발걸음은 결국 사랑이다. 나는 그 사랑을 따라 오늘도 사람을 향해 걷는다. 조용히 깊게 그러나 멈추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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