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아의 성녀 리따

불가능을 가능케하는 성녀

by 마르치아


성 프란치스코 성인의 발자취를 따라 움브리아의 산길을 걷던 중, 길가에 세워진 작은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지나간 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나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 길을 따라가 보기로 마음먹었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마치 오래전부터 예정된 여정처럼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도착한 마을, 카시아. 그곳은 세상의 소음과는 거리가 먼,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조용한 성지였다.. 그렇게 도착한 마을, 카시아. 그곳은 세상의 소음과는 거리가 먼,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조용한 성지였다.


카시아에 다다랐을 때, 나는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았다. 온 마을이 장미 향기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 향기는 분명 예전에 맡아본 적이 있는, 세상의 장미와는 결이 다른 천상의 향기였다. 나는 숨을 들이쉬고, 문득 떠올랐다. 그 향기는 몇 해 전, 호주의 한 성당에서 아침 미사를 드리던 중 성체를 영하고 묵상하던 바로 그 순간에 맡았던 향기와 같았다. 제대에는 꽃이 하나도 없었지만 내 코 앞에서 강하게 피어났던 그 장미향. 그때 나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 "사랑하는 내 딸아,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네가 알게 된다면..."


그 기억이 카시아 입구에서 다시 되살아났을 때, 나는 주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초대한 것임을 느꼈다. 오르막길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체 없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주님께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강한 이끌림 속에서, 나는 그 길을 내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성녀 리따 성당. 그곳에는 마치 오래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계셨던 듯한, 성녀의 온화한 미소가 있었다.


나는 두 손을 모으고 성녀 곁에서 기도드렸다. 그 순간 주변의 모든 소리가 멎은 듯, 시간조차 고요히 멈춘 듯한 감각이 밀려왔다. 촛불 하나하나가 마치 내 기도의 맥박처럼 떨리고 있었고, 성녀의 유해가 안치된 유리관 앞에 무릎을 꿇자 내 안 깊은 곳에서부터 한숨 같은 기도가 흘러나왔다. "주님, 저를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따 성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초대에 제가 달려온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 말이 내 입에서 흘러나올 때, 눈물은 이미 내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나는 성녀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미소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고요했고, 그 고요함이 나를 깊은 평화로 이끌었다.


그 순간 내 온 영혼은 성령의 빛으로 환하게 비추어졌다.. "주님, 저를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따 성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초대에 제가 달려온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 순간 내 온 영혼은 성령의 빛으로 환하게 비추어졌다. 평안히 잠든 성녀 리따는 살아 생전에도 수많은 절망과 불가능 앞에서 "얘야, 가능하단다. 이 모든 것은 주님이 바라시는 일이야" 하고 속삭이셨던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음성이 내 마음 깊숙이 새겨지는 것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그날, 나는 깊은 묵상 속에서 내 안의 가시를 하나하나 떼어냈다. 리따 성녀의 삶은 한 송이 가시 없는 장미와 같았다. 수도원 마당에서 오욕을 견디며 기도한 후, 그 자리에 핀 장미에는 가시가 없었다고 한다. 그 장미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나는 얼마나 그런 모욕과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성녀처럼 침묵하고, 용서하며, 사랑으로 응답할 수 있을까. 그 물음 앞에 나는 나도 모르게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는 아직 그만큼 강하지 않다. 그러나 어쩌면, 그 흔들림조차 주님께선 나의 기도로 받아주실지도 모른다.


그날 함께 동행했던 이는 조용히 나를 바라보다 말했다. "지금 당신 얼굴이 어떤지 알아?" 나는 몰랐다. 내 얼굴이 어떻게 변했는지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그저 기도에 잠겨 있었다. "성녀 리따 앞에서 기도할 때, 네 얼굴이 얼마나 환해지는지 모르지?" 그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제야 내 뺨을 타고 흐른 눈물의 흔적을 느꼈고, 그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내 모습에 대해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말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마치 하늘에서 건네는 응답처럼 다가왔다."성녀 리따 앞에서 기도할 때, 네 얼굴이 얼마나 환해지는지 모르지?" 나는 웃지 못했다. 그 말이 마치 나에게 내려진 응답 같았기 때문이다.


성녀의 온화한 미소, 그리고 나에게 던진 한 문장. "얘야. 불가능은 애초부터 없단다. 너를 믿어." 그 말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강한 위로였고, 이 모든 초대와 은총이 나를 조용히 에워싼 순간이었다.


나는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다시 절망에 넘어질 때마다, 카시아의 성녀 리따를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