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언제나 채집과 같았다. 나는 자연에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스쳐 가는 풍경 속에서 작은 조각들을 모은다. 때로는 흙 속에 묻힌 작은 씨앗 같은 깨달음을 발견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친 돌멩이처럼 단단한 현실을 마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이다.
나는 삶을 쉽게 얻으려 하지 않는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고 깊이 들여다보지 않은 것은 금세 의미를 잃는다. 그래서 나는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내딛는다. 가끔은 돌아가더라도 멀리 돌아가는 길이 더 깊은 깨달음을 주고 더 많은 풍경을 보여준다는 것을 알기에. 삶의 본질적인 가치란 빨리 도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가는 길에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며 어떤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느냐에 달려 있다.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듯 어떤 일들은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무르익어야 한다. 조급한 마음이 들 때면 나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본다. 나뭇가지는 거센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다. 대신 유연하게 흔들리며 바람을 받아들이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내 삶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흔들릴 수는 있어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나를 스치는 변화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삶이란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채워가는 과정이다.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잃기도 하고 다시 얻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것은 나눌수록 채워진다는 진리였다. 따뜻한 말 한마디 함께하는 식사 한 끼 누군가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 그런 것들이 모일 때 삶은 더 단단해지고 따뜻해진다.
어느 날 나는 우연히 길에서 떨어진 나뭇잎 하나를 주웠다. 한때는 싱그러웠던 잎이었지만 이제는 말라버린 채 땅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쓸모없는 것이 아니었다. 바람이 불어 그것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땅 속으로 스며들어 새로운 생명의 거름이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내가 살아가면서 남긴 따뜻한 말 베푼 작은 친절 손 내민 순간들이 결국에는 또 다른 누군가의 삶에 닿아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결국 나는 삶을 강물처럼 살고 싶다. 머무를 곳에서는 머물고 떠나야 할 때는 미련 없이 흘러가며 필요한 곳에서는 기꺼이 스며드는 그런 삶. 때로는 고요하게 때로는 거세게 흐르면서도 결국 바다로 향하는 길을 잃지 않는 물처럼 나도 내 삶의 방향을 잃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게 흘러가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나만의 길을 걸어간다. 채집하는 마음으로 삶을 받아들이고 기다림과 인내 속에서 배움을 얻으며 나누고 채우는 과정을 통해 더 깊어지고 결국 흐르는 강물처럼 유연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감싸 안으며 살아가고 싶다. 그것이 내가 삶을 대하는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