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200편
글로 삶을 건너온 시간

진심으로 썼더니, 드디어 닿았다

by 마르치아



처음엔 그저 내 마음을 풀어놓을 작은 틈이 필요했다.
누구에게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알아듣기 위한 말들을 모으고 싶었다.
그렇게 쓴 첫 번째 글, 두 번째 글, 그리고 어느덧 오늘로 200번째 글을 쓰고 있다.

글은 습관이 되기까지 꽤 많은 결심을 요구한다.



시간을 내고, 마음을 다잡고, 혼자서 앉아
속마음을 꺼내어 단어로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 과정은 외롭고 느리기도 했지만,
나는 오히려 그 느림 속에서 오래도록 나 자신을 만날 수 있었다.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내 마음의 결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왜 그런 말에 서운했는지,
무엇 때문에 잠을 설치고,
왜 어떤 날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 눈물이 났는지.
글은 내 안의 나에게 말을 걸게 했고,
그 말을 조용히 듣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200개의 글은 200개의 마음이었다.
어떤 날은 웃는 글이었고,
어떤 날은 울고 나서야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글도 있었다.




그 모든 글이 진심이었기에,
누군가는 조용히 다가와 그 마음에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오늘 제 마음이 이 글에 담겨 있었어요.”
“지금 저한테 꼭 필요한 말이었어요.”
이런 한 줄의 댓글이나 메시지가,
내게는 또 한 편의 글을 쓸 힘이 되어주었다.
내 마음이 누군가에게 닿았다는 느낌,
그 연결이야말로 글이 내게 안겨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글을 쓰며 알게 되었다.
내가 내 마음을 솔직하게 꺼낼수록
누군가는 그 안에서 자기 이야기를 발견한다는 사실을.
내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수록
타인의 삶과 조용히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200편을 썼다고 해서
이제야 무언가 대단한 글을 쓰게 된 것도 아니고,
세상이 눈에 띄게 달라진 것도 아니다.



그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조금 더 나다워졌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예전보다 조금 더 따뜻해졌다는 점이다.

글은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완벽하지 않아도, 수식이 화려하지 않아도,
그저 진심이면 충분하다.
그 진심이 쌓이고 쌓여
어느 날은 나를 살리고,
어느 날은 누군가를 안아준다.

200편을 채운 오늘,
나는 다시 백지 앞에 앉는다.



익숙한 이 자리지만, 늘 새로운 마음으로.
글을 통해 삶을 건너온 모든 날에 감사하며
오늘도 천천히, 한 문장씩 나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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