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기서 고기여
고기 삶는법이 집집마다 다 틀린데 나는 육즙을 국물에 양보하는 건 죽기보다 더 싫어하는 보수 꼴통 셰프라 꼭 물이 펄펄 끓을 때 고기를 넣는단 말이지.
펄펄 끓는 물에 무심하게 된장 엄지 손톱만하게 넣구 마늘 생강 넣구 소주 휙 부어서 십분여 삶아. 그 담에는 뚜껑 닫고 십분 삶어. 별거 없어. 인생은 다 고기서 고기니까. 뭐 좀 신경써서 한정식 집같이 내야 한다 하믄 고기를 실로 꽁꽁메서 완벽히 육즙을 가두지.
별거 없어. 인생은 다 고기서 고기여.
뭐 그래서 그런지 몰라두 고기 썰어서 턱 내면 윤기가 좔좔 흐르고 전혀 퍽퍽하지가 않아. 제일 싼 후지를 삶아도 마찬가지 비주얼이 나와. 고기를 한 입 씹었을 때 요때 육즙이 좌악 뿜어져 나와야 진정 삶은 고기구나. 그치 삶은 고기서 시작해서 고기서 끝나.
어짜피 누구나 고기서 누워 태어나서 고기서 누워 죽기 마련이여. 너무 힘주고 살지 말어. 힘 주고 살면 지가 담이나 결리지 별수 있간? 그리고 이 삶은 고기는 가장 허름한 식당서 왁자지껄 떠들며
새우젓에 콕 찍고 청양고추 하나 마늘 하나 얹고 먹어야 어디가서 고기 좀 먹어봤다 무시를 당하지 않어. 고기만 먹어도 질리니 중간중간 소주로 입 좀 헹궈줘야지. 이때 좀 배웠다 하는 지식층들은 다 이렇게 외친다고 하네?
"사장님 여기 한 접시 추가요."
사장님 엉덩이 실룩실룩 거리며 아까 나오지도 않던 파김치 턱 놔주며 "이건 사장님들만 드리는 거에요"
별것 아닌 서비스에 감동해서 쌍엄지를 날리곤 했지.
인생이 별거여? 인생 별거 없어. 삶은 다 고기서 고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