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얼마나 황홀한 삼매(三昧)인가. 무엇하나 완전한 것 없는 무지의 몸으로 태어나서 인간의 욕망과 평생을 마주하다가 완전한 것을 알기도 전에 다시 불완전의 한 줌의 재가 되니 삶이란 그 얼마나 서글픈 연가(戀歌) 한 자락인가.
덧없는 것만 좆으며 몇십년을 천둥벌거숭이로 살다가 내가 욕망하는 것은 허무한 것인가 진정 그런것인가 깨달음이 찰라에 오는데 그것은 인생에 있어 크나큰 희열을 느끼거나 집채만한 슬픔이나 좌절이 올때가 아니라 정말 아무렇지 않게 지겨운 일상을 끌어안고 변화 없는 하루에 떠 밀리듯 살고 있을때 매일 보던 바닷빛도 그 날은 달라 보이고 매일 지나던 그 풀 하나도 생명의 경외함으로 가슴 깊이 생명의 장엄함이 몰려 오는데............
그러한 순간에 인간의 삶에 대한 깨달음이 오는데 그것은 내 지성과 내 경험의 저 너머에 있는 처음 겪어 본 황홀경. 나는 그런 황홀함으로 세상을 지팡이 삼아 살아 넘고 있다.
젊을때는 열정으로 무엇이든 다 될줄 알아서 들끓는 냄비처럼 와르륵 끓어 넘치고 거품이 본질보다 많은 욕망적인 삶을 추구하며 하루 하루를 뜨겁게 끌어안고 살았는데 마치 내일은 없는것 처럼 하루살이 처럼 말이지. 그것이 마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것 처럼.
그러나 그것은 한때라는 것을. 그렇게만은 살수 없었어. 좀더 나에게 요구했던 나라는 인간적인 삶을 확장하면서 세상에 홀씨로 남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됬지. 다섯살 무렵에 할아버지의 말씀을 잠언삼아 평생을 기대며 살고 있어. 나에게 무엇이 소중한걸까. 할아버지는 사람은 누구나 죽으면 홀씨가 된다고 하셨어. 그 홀씨가 땅에 심겨야 또 다른 생명이 나온다고 하셨지. 나는 그 홀씨가 될 수 있을까
*삼매 : 고요함 · 적멸 (寂滅) · 적정 (寂靜)의 명상 상태 또는 정신집중 상태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