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침을 열며 나는 오늘 어떤 웃음을 지어야 할지 애써 떠올린다. 개그맨도 아니면서 머릿속에서 웃음의 소재를 찾아 헤맨다. 순간의 웃음은 쉽게 피어나지만 그 한 번의 웃음을 위해 누군가는 흘렸을 수많은 눈물이 겹쳐 떠오른다. 그러다 내 삶에서 가장 무거운 기억, 어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 못했던 그날이 다시 가슴을 파고든다.
어머니는 아무도 없는 방에서 홀로 내 이름을 부르시다 세상과의 인연을 끊으셨다. 그 장면은 지금도 내 마음을 후벼 파듯 떠오른다. 열려버린 눈동자를 닫아 드리고 갈라진 입술 위에 소금처럼 굳어버린 마른 침 자국을 닦아내며 나는 억지로 어머니의 입가를 올려 드렸다. 좋고 행복한 기억만 가져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깊은 의미의 웃음을 어머니께 드리던 그 순간은 내게 너무도 무거운 흔적으로 남았다. 그때 알았다. 웃음이란 때로는 고통과 슬픔의 뒷면에서 찾아오는 마지막 선물인것을.
그날 이후 나는 결심했다. 어떤 역경이 다가와도 웃음과 유머의 정신만은 잃지 말자고. 세상의 무게가 나를 짓누를 때에도 그 속에서 피어나는 웃음을 붙잡고 살아가자고. 그렇게 버텨 온 시간이 어느덧 반세기를 넘어섰고 웃음은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기쁨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은밀한 손길이었고 나는 깨달았다. 웃음은 달의 뒷면처럼 수없이 울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값진 전리품이라는 사실을.
이제 다른 이들의 웃음을 마주할 때면 그들이 한 번의 웃음을 짓기 위해 지나온 슬픔과 어려움이 보인다. 저 하나의 웃음 뒤에 숨어 있는 시련과 눈물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넘어선 존엄이 느껴진다. 그런 웃음 앞에서는 저절로 존경심이 든다. 그래서 나는 또다시 그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싶어진다. 그들의 삶에 더 많은 기쁨을 전하고 싶다. 웃음은 순간의 즐거움이 아니라 인생에서 끝내 살아남은 이들이 얻는 전리품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지금 나는 분명히 안다. 웃음은 서로를 위로하고 말없이 곁에 서게 하며 다시 하루를 살아내게 하는 힘이다. 그래서 나의 삶의 목적도 자연스럽게 선명해졌다. 웃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는 일, 그들을 위해 내가 웃어야 할 이유를 만드는 일. 누군가가 나로 인해 웃는다면 그것은 내 삶이 나에게 허락한 가장 큰 보람일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웃음을 떠올린다. 그리고 다시 다짐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는 온기로 남는 사람이 되자고 다시 결심해 본다. 오늘 아침 묵상은 이거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