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하나에 입이 눌려 어버버 했을 시간. 그것은 설렘. 정말 거기까지의 무게.
나는 유쾌하지 않아 긴 시간 하나씩 포장해 둔 이야기 선물들을 품어 갔고 급히 올라가는 새벽길에 찌그러진 모양새는 꺼내기 민망해 꺼낼법한 것들만 추리다 보니 30분 채 안돼 밑천이 드러나는 것은 당연한 우연.
마음이 많은 감정과 생각을 집어 먹어 호흡마저 가빠져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배가 더부룩했다. 시킨 꼬치가 썩 맛없던 이유는 그런 이유일 것이다.
기름기 흐르는 꼬치는 냉랭한 어색함에 빠르게 굳어갔고 퍽퍽해져 갔다. 강한 어금니가 굳은살을 씹어대도 온몸으로 거부하는 혓바닥이 그 감촉을 위장에서부터 넘기지 못하게 항의하듯 구역감을 들고일어났다.
가야 돼, 가야만 해.
밖은 질감 있는 눈이 흘렀다. 우주의 별들이 지구의 대기권을 뚫고 지날 때 차갑게 녹아 부서진 가루처럼 떨어졌다.
사이를 가늘게 잇던 고무줄이 버스 정류장을 끝으로 더 가늘게 늘어졌다. 돌아가는 길 주머니 속 꺼내지 않은 이야기들이 품 여기저기서 만져졌다. 축축한 버스 바닥 위로 탈탈 내던지자 방금 전까지 머리 위를 지났던 별가루처럼 바닥에 닿았다 금세 사라졌다.
사연 많은 사람처럼 구경하다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려 아직 끊어지지 않고 꿀타래처럼 축 늘어지는 선 사이로 내리는 눈을 바라봤다. 뚝 소리와 함께 끊어진 건 집으로 돌아가 머리를 말리던 때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