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옆에 있어서 오히려 잘 보이지 않았던 사람
관계는 천천히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쌓이고,
사건이 반복되고,
그렇게 조금씩 깊어진다고.
그래서 굳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내 삶에서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그냥 늘 있던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있을 사람이라고 믿었다.
평소의 우리는
관계를 그렇게 대한다.
밥을 먹고,
하루를 나누고,
별일 없이 지나가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여긴다.
그 사람이
내 하루에 얼마나 스며들어 있는지,
얼마나 많이 기대고 있는지,
굳이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날은
그 당연함이 잠깐 흔들린다.
그 사람의 자리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걸
문득 깨닫는 순간,
그때서야 알게 된다.
이미 오래전부터
나는 이 사람에게 많이 기대고 있었다는 걸.
늘 옆에 있어서
그걸 잘 몰랐을 뿐이라는 걸.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음 한쪽이 조금 불안해진다.
왜 더 일찍 보지 못했을까.
왜 늘 있을 거라 믿었을까.
관계는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칠 때
비로소 또렷해진다.
어쩌면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도
이미 충분히 소중한 존재일지 모른다.
다만
그 사실을
굳이 확인하지 않고 있을 뿐.
늘 있을 거라고 믿는 사이에
조금씩 미루고 있을 뿐.
그리고 대부분의 후회는
그 ‘조금씩’에서 시작된다.
ㅡ The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