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돌이었으면.
거칠고 날이 선 무명이었으면.
실수처럼
툭 흘렸을까.
차라리 잘 됐다며
연잇단 음표를
한 번에 휘갈겼을까.
미지근한 기분.
우울한 기분.
한심하고 나태한 기분.
싫고
싫은 게 싫고
그마저도 싫다.
새로운 얼굴들은 왜 다 흐릿할까. 나는 또 왜 그 흐릿함 속에서 내 얼굴을 잊으려 들까.
마음을 돌처럼 깎을 수만 있다면 손이 베일 만큼 뾰족하고 딱딱하게. 못을 들고, 정을 들고, 두들기고 깨부수고 싶지.
하지만 굴러다니는 것들은 죄 둥글둥글한 것들. 맨들맨들한 것들 뿐. 이 행성을 닮은 돌들은 처음도 끝도 없이 같은 궤적만을 돌다 서로를 닮아가는게 고작이다.
너도 그런 돌이 되고 싶었을까. 그런 무서운 마음을 상상하곤 했을까.
나는 요즘 너 모르게
뜨겁고 흉한 생각들을 모은다.
밥을 먹고,
똥을 싸고,
잠을 자고.
차갑다가 뜨겁다가 하는 물을
대충 끼얹고.
몸뚱아리 하나 제대로 펼 수 없는 좁은 사각형 안에서도 살아지는 일을 계속한다.
좋은 사람이 아니라도 사랑 받고 싶다.
누군가에겐 내가 간절함이길 바란다.
뛰어내리기 망설여질 때면 나 대신 죽는 시늉이라도 해 줬으면 한다.
그렇다. 나는 심심하고 가난한 인간이다.
모나지 않은 돌은 비탈길에서 멈추지 않는다.
다만 굴러가는 일만이 마음의 전부가 아닐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