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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어떻게 돌아다닐까? [02]

승무원의 해외 여행 하는 법

by 김경수

이번에는 교토의 동쪽을 구경해 보자. 시작은 숙소에서 은각사銀閣寺 방면의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본래 이름은 지쇼지(東山慈照寺)이나 금각사와 대비해서 은각사라고 부르고 있다. 금각사와 달리 화려함은 없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은색 모래를 이용해 만들어 놓은 정원은 禪을 보여주는 전형 같다. 밖에서 보는 정원과 내부의 방에서 내려다보는 정원의 느낌은 완전 다르니 서로 비교해 보는 것도 추천드린다. 본관을 끼고 이러진 바깥길을 걷다 보면 이끼를 이용한 정원 구성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니 내부뿐만 아니라 절을 끼고도는 둘레길도 둘러볼 만하다.


은각사에서 나오면 철학자의 길이 이어진다. 개천을 따라 이어져 있는 산책로를 걷다 보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맑은 공기가 폐를 깨끗하게 해주는 것 같다. 봄에는 벚꽃길 걷다가 힘들면 다리도 쉴 겸 근처 카페에서 숨 돌리고 가는 것도 추천드린다. 요지야 카페는 다다미 방에서 정원을 바라보며 차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곳이었는데 최근에 폐점하고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교토시내에 요지야 카페가 여러 곳 있으니 이쁜 카페를 가고 싶으면 추천한다. 철학자의 길을 따라 내려오다 난젠지( 南禅寺)가 있는데 수표교가 이쁜 게 자리 잡고 있어서 둘러볼만하다. 기온으로 내려오다 보면 블루바틀 카페가 있는데 교토 분위기로 잘 꾸며져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둘러보면 좋겠다.

< 난젠지 수표교 >


기온 지역은 야사카신사(八坂神社)를 시작으로 시조 거리까지 걸어가면서 먹거리와 쇼핑을 할 수 있는 교토 최대 번화가이다. 큰길에는 백화점과 명품샵들이 있지만 뒷길로 가면 니시키 시장이나 폰토초에서 먹거리를 찾아도 좋다. 가모강변을 따라 걸어 보는 것도 교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봄에 오신다면 다카세강의 벚꽃길을 따라 걸어 보는 것도 추천드린다.

< 야사카신사 입구 >
< 야사카 신사 내부 >
< 가모강 야경 >
< 다카세강의 벚꽃 >


이번에는 교토역에서 출발해서 나라(奈良)까지 가는 JR노선을 이용해 남서 방향으로 가보자. 먼저 나라까지 가서 교토로 다시 돌아오는 방향으로 해도 되고 반대로 중간의 후시미 이나리 신사(伏見稲荷大社)를 거쳐 우지(宇治) 그리고 나라를 돌아보는 것이다. 아니면 나라는 다음 여행에 가 보도록 하고 후시미 이나리와 우지 두 곳만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교토역에서 출발해 이나리까지 가는 JR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이나리 역에 내리면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있다.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만 간다. 모두가 신사를 보기 위해 이곳에 오기 때문이다. 약 1만 개 이상의 도리이가 있으며 산기슭을 따라 이어져 있으니 편안한 신발을 신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역에서부터 신사 입구까지는 많은 상점과 먹거리들이 있으니 좋아하는 것 있으면 즐겨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산 정상까지 도리이가 이어져 있으니 본인의 컨디션에 따라 적당한 곳에서 돌아오는 것이 나을 듯하다. 오렌지 색상으로 길게 이어져 사진이 이쁘게 나오니 인생 사진 한 장 찍어 오기를 기원한다.


다시 같은 노선의 JR을 타고 10여 분 내려가면 우지에 다다른다. 역에서 내려 강변으로 쪽으로 가다 보면 녹차와 관련된 것들이 많이 보인다. 맞다, 우지는 일본에서 말차로 유명한 곳이다. 녹차 중에서도 말차는 잎보다는 가루로 만들어 여러 가지로 쓰이고 있다. 우지에서 가장 유명한 말차 카페는 나카무라토키치(中村藤吉)이다. 강변에 경치가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니 경치도 볼 겸 가 보는 것도 좋겠다. 사람이 많은 곳이니 먼저 자리를 잡고 주문하는 것으로 추천드린다. 카페를 나서 강가의 오솔길을 따라 뵤도인(平等院)까지 걷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뵤도인은 사월말 경에 가면 등나무 꽃이 피는데 처음 보는 것이라 신기하기도 하지만 바람에 날리는 꽃들이 정말 이쁘게 보인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근처 가게들 모두가 화분에 등나무를 심어 온 동네가 등나무로 채워져 있었다. 뵤도인은 불상을 모시고 있지만 사찰 자체가 아름다운 건물로 일본 10엔에 새겨져 있다. 내부의 불상은 본상도 화려하게 만들어져 있지만 주면의 관음상들이 잘 만들어져 있으니 내부 관람을 추천드린다. 참고로 하와이에도 이를 본떠서 만든 뵤도인이 있었다. 나오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어갔는데 정원을 바라보면 마시는 커피도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 등나무 꽃이 핀 뵤도인 >
< 뵤도인 전경 및 10엔 동전의 뵤도인 >
< 뵤도인 앞 스타벅스 >
< 우지 가게 앞의 등나무 화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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