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꽁알꽁알 은퇴설계17-건강의 삼요소(잘먹기2)

1. 잘 먹기 - 무엇을 먹어야 잘 먹는 것일까?

by 곰탱구리

잘 먹기는 삶의 기본이다. 나는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1999년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허준이라는 드라마의 한 대사가 떠오른다.


사람의 위는 목구멍으로부터 한자 여섯 치를 내려가면 심창골과 배꼽 중간에 각 네 치에 뻗쳐 있으며... 위의 길이는 한자 여섯 치며 꾸불꾸불한 것을 모두 펼치면 두자 여섯 치이며 크기는 한 자 다섯 치요지름이 다섯 치로서 물과 곡식 서 말 닷되를 받을 수 있고 늘 차 있는 음식물이 두말이요 저장된 물이 한 말 닷되입니다. 또 위는 물과 음식 서말 닷되가 차면 배가 부른 형상이 되며 무병한 사람이 하루 한번 대변하면 쏟아지는 양이 두되 반이요 때문에 일체를 먹지 않고 마시지 않고 배설하면 두 이레 만에 서 말 닷 되 저장된 것들이 모두 쏟아져 물과 음식이 동이 나 죽습니다. 이것이 위의 모습입니다.


실제 동의보감에 나오는 글인지는 모르지만 두 이레 (2 주째 되는 날)를 먹지 않으면 저장된 것이 모두 동이 나 죽게 된다고 한다. 숨을 쉬지 않으면 10분 이내에 죽는다. 물을 마시지 않으면 1주일 이내에 죽게 된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2주일 이내에 죽게 된다. 이것이 인간의 신체이다. ㅋㅋㅋ


먹는다는 것은 기본이다. 먹는다는 것은 생명과 직렬로 연결된 행위다. 그렇다면 잘 먹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많이 먹는 것? 아니다. 좋은 것만 먹는 것? 아니다. 전술하였던 것처럼 자신에게 맞는 것을 먹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것이 무엇일까? 동양, 서양을 막론하고 수 없이 많은 이론들이 존재한다. 체질론에서부터 사상의학과 영양분 섭취론 등등.... 그래서 많은 영양제와 건강 보조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강력한 소화력에 의존하여 많이 먹었다. 그저 많이 먹는 것만으로도 필요한 영양소를 다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 수록 소화력은 떨어지고 먹은 것에서 영양소를 흡수하는 흡수율도 많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몸에 필요한 것을 골라 먹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몸에 필요한 음식이 죽어도 먹기 싫을 정도의 음식이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은 참 공평한 부분이 있다. 영양소는 어느 한 음식에만 편협되게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 음식에 나누어져 있다. 비타민 하나만 봐도 시큼한 맛이 나는 모든 과일 속에는 다 들어있다.


은퇴를 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위의 기능은 떨어진다. 그리고 영양분 흡수율도 떨어진다. 그러니 잘 먹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많은 음식을 선택해서 먹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눈이 갑자기 침침해졌다면 눈 영양제인 지아잔틴을 먹어라. 그리고 음식으로 섭취하고 싶다면 구기자 차나 블루베리를 먹어라. 인터넷에 쳐보면 뭐가 좋은지 뭐가 나쁜지에 대한 설명이 무수히 존재한다.


부지런하게 찾아라. 내가 어디가 부족한지를, 그리고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무엇을 보충하는 것이 좋은지를 공부하라. 게을러서는 안 된다. 은퇴 후 생활이 불규칙해지면 식사도 불규칙해지고 영양분 흡수가 불규칙해진다. 가뜩이나 불규칙한 식사에 영양분 없는 패스트푸드나 밀가루로 배를 채우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식습관이다. 그러한 식습관은 오히려 영양소의 결핍 현상을 불러일으키기도 쉽다. 그러니 조금은 부지런해지자. 부지런히 내 몸이 무엇이 부족한 지 알아보고 무엇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지 찾아보자.


같은 영양소가 들어있는 음식이라도 똑같은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인진쑥을 예를 들어보자. 인진쑥은 간 건강 개선, 항염, 이뇨 작용 등 다양한 효능이 있지만, 과다 섭취 시 소화기 장애, 두통, 간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과거에 나는 당뇨가 있어 인진쑥이 당뇨에 좋다는 소리를 듣고 3년간 장기 복용을 하였다. 그 덕에 당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잘 유지되었고 간도 좋은 영향을 끼쳐서 피곤함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인진쑥을 먹지 않게 된 것은 설사 때문이었다. 인진쑥은 사상의학에서 볼 때 차가운 음식에 속한다. 이것은 위장과 소장을 냉하게 만들어 소화에 장애를 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장복하면서 나는 아랫배가 늘 차갑고 조금만 기름기 있는 식사를 해도 설사를 하곤 했다. 그래서 복용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배를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한동안 생강차를 마셔야만 했다.


음식 중 선전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것에 좋은 슈퍼푸드는 없다. 사람의 체질이나 상태에 따라 아무리 좋은 슈퍼푸드도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젊어서는 모든 종류의 음식을 많이 섭취하다 보니 영양분이 넘쳐나게 된다. 그러나 은퇴 후 나이를 먹어가면 소식이 훨씬 몸에 유리하다. 위에 부담을 줄이려는 것도 있지만 영양분을 흡수해야 하는 다른 기관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해 질 수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만 골라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입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 먹어라. 몸이 바라는 것도 무조건 먹어라. 그것은 진리이다. 그러나 몸에 좋지 않은 것은 제발 조금만 먹어라. 몸이 술을 원한다고 젊었을 때처럼 마시다가는 간이 작살난다. 입이 궁금해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줄담배를 피다가는 폐가 남아나지 못한다. 더군다나 쩐내라는 사람들을 피하게 만드는 나쁜 냄새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양배추건, 도라지건, 고기건, 생선이건 필요한 것을 골라 맛있게 적당하게 먹자. 이것이 잘 먹는 것이다. 골고루, 조금씩, 맛있게. 이 세 가지를 반드시 기억하자. 뭐 소화능력이 먹방 여신인 희밥이나 쯔양 정도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마구 먹어도 좋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앞의 세 가지를 꼭 지키자. 그것이 은퇴 후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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