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급하지 않은 발걸음
마음을 세워 제 자리에 멈춘다
여름의 열기를 뚝 잘라 간직한
머리 위를 따스히 비추는 태양
미처 가을을 타고 떠나가지 못한
온몸을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실바람
홀로 걸어도
외로움에 지쳐 우울하지 않게
처진 어깨를 다독이는 상냥한 겨울의 거리
그리움에 젖어 울 이유가 없다
내 모든 삶에
나를 품어 안아준 것은
그도, 그녀도 아닌
내 안에서 당당히 나는 맞서는
고독한 나 자신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