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살아본 보고서> 8. 살아가는 법에 대하여 - 12
'영재고'라고도 불리는 경기과학고등학교에서 2학년이 된 저는 삶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우울에 빠졌습니다. 우울에서 헤어나온 뒤에는 삶의 목적을 찾아야 했습니다. 8장 '살아가는 법에 대하여'의 뒷부분에서는 제가 삶의 목적, 행복을 이해하고 지키는 방법을 찾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행복이란?
제게는 앞으로의 인생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잠깐, 일단 그 행복한 인생이란 게 뭘까요? 애초에 행복이란 건 뭐죠? 너무 흔하면서도 당연한 질문이, 일단 처음에는 꽤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당시 저는 몇 가지 단순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행복을 정의해봤습니다. 먼저 ‘불행하지 않은 것’을 행복의 정의, 혹은 중요한 필요조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행복한 집은 이유가 하나지만, 불행한 집은 각기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고들 하잖아요. 그리고 불행은 곧 부정적인 감정과 그 감정을 만드는 상황일 겁니다. 생명과학에서 부정적인 감정은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온다고 하니, 그 개념을 그대로 적용해도 좋을 거에요.
행복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어떠한 형태로든 느끼지 않는 상황을 의미할 겁니다. 당장 위협이나 병 같은 것도 없고, 앞으로의 생활을 유지할 돈과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버림받지 않고 소속감을 잘 느끼고 있으면서, 스스로가 만드는 일에 효능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일 거에요. 그럼 행복한 인생을 위해 필요한 건 건강, 충분한 돈과 수입원, 그리고 사회적인 소속감이 있겠네요.
세 가지 요소를 한 번 각각 자세히 따져봅시다. 일단 건강에 대해서는 길게 이야기하지 않을게요. 저는 어릴 때부터 몸이 자주 아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위염에 장염, 인후염에 기관지염, 비염과 목감기, 코감기, 편두통과 고열 등등 수많은 병을 매 계절마다 앓았을 정도로 말이에요. 몸이 아프기만 하면 모든 것이 불행해지고 긍정적인 생각도 어려워집니다. 몸이 건강할 때는 종종 까먹지만, 몸이 아프면 건강할 때가 그렇게 그립더군요. 저는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미 뼈저리게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건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뭐, 잘 알려진 내용들 뿐일 겁니다. 그냥 건강한 거 많이 하고 건강하지 않은 건 최대한 피하면 돼요. 그걸 술도 안 먹어본 시점에 걱정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 제 생명과학 지식을 잘 활용해서, 필요한 운동과 영양소 잘 챙기고 몸에 나쁜 술담배 잘 피하면서 건강하게 살면 괜찮을 것 같았어요. 지금 걱정할 법한 문제는 너무 마른 몸과 운동 부족 문제, 자세 문제, 수면 패턴 문제, 그리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는 문제 정도였습니다.
남은 것은 돈과 수입원, 그리고 사회적인 소속감입니다. 먼저 다음으로는 돈과 수입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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