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과 나

참으로 기이한 그것

by 도리

속삭이는 소리에 눈을 떴다.

낯선 냄새를 맡은 나는 주위를 경계했다.

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왜인지 목이 말랐고, 어지러움에 휘청거렸다.


몸을 회복하는 동안 그것의 행동을 관찰했다.

내 몸의 10배는 더 커 보이는 그것은 참으로 기이하다.


그것은 잠이 많다.

나는 언제나 그것보다 일찍 일어난다.

일찍 일어난 나는 그것이 잠든 틈을 타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하지만 그것의 도움 없이 이 커다란 문의 손잡이를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물과 불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이렇게 보면 마치 신과 같은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신이라기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인 것 같다.

그것은 자신과 같은 종과 무리를 이루어 서식하는데 그것들은 서로 싸우기도 하며, 웃기도 한다.


그것이 사용하는 언어는 알아듣기 힘들다.

우리와 다른 언어체계를 사용하며, 대부분의 의사소통이 언어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가끔은 그것들이 사용하는 시끄러운 언어에 귀가 찢어질듯한 느낌을 받았을 때도 있었다.

성대로 천둥소리를 내는 그것들은 정말 신인일까?


나는 비 오는 날 바깥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바깥에는 그것과 비슷한 종들이 이따금씩 돌아다닌다.

초반에는 빨리 이 낯선 곳에서 벗어나 바깥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곳이 내 집이 되어버렸다.


그것은 네모난 물체를 자주 들여다본다.

하루에 몇 시간이고 그 네모난 물체를 보면서 혼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언제는 그 물체에서 낯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것은 그 소리에 맞춰 우레같이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가 강물같이 잔잔한 소리를 내기도 했다.


나와 다른 그것은 참으로 기이하다.


나는 오늘 그것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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