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나에게 여태껏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고 물으면
'열심히 달려온 내 흔적들을 최초로 되돌아봤던 때.'
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나도 높은 사람이라,
이제 예전과 같은 정도의 노력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만족할 수 없는 삶에는 결핍이 잇따른다.
결핍이 존재하는 삶에선 정신이 궁핍해지고, 일상 속에서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더 강한 자극을 찾는다는 것이다.
나에게 그 강한 자극이란 더 열심히 사는 것.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고, 내 기대치에 걸맞은 능률을 내게 보이는 것.
하지만 그것이 좌절되었을 땐 걷잡을 수 없는 우울에 빠지기도 한다.
이 시기의 나는 꽤나 심각했다.
유튜브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저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궁금했다.
진격의 거인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그 속의 에렌 예거라는 인물이 자신의 신념을 실현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가까웠던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고, 주위에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조용하고 묵묵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서 공감했다.
그와 동시에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자신의 절망을 숨기고, 무거운 어깨를 감추고, 그 누구에게도 속 편히 털어놓을 수 없이 오로지 전진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심정이 너무나도 잘 이해되었다.
그러니까,
숨 돌리면 무너지는 것이다.
항간에는 유명한 말이 있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조금만 더 시야를 넓히니 많은 것들이 보였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들
꽃을 찾아 바람을 타는 나비들
날이 온화해짐에 따라 삼삼오오 모여 웃는 거리의 사람들
너무 신나게 뛰느라 미끄러지는 우리 집 고양이들
조금만 눈을 돌리니 온 세상이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보였고,
심지어 내 발밑의 아스팔트조차 색다르게 보였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이었다.
물론 정말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아우성일 테지만.
나 역시 그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