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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en rabbit Mar 16. 2023

<쓰레기 위성의 혜나>

맹현 작가 신작

나는 꽤 열심히 청소를 하는 편이다. 집을 수시로 쓸고 닦고 치운다. 그리고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터지도록 꾹꾹 눌러 담아 쓰레기를 버리는 편이다. 봉지 하나에 두 봉지만큼 꾹꾹 담는다. 그래야 세상에 쓰레기를 내놓는 내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뚱뚱한 쓰레기봉투를 버리면서 가끔 생각해 보고는 한다. 내가 버리는 이 쓰레기들은 어디로 갈까? 뿅! 사라지는 건 아닐 텐데, 정말 어디로 갈까?     

맹현 작가의 신작 <쓰레기 위성의 혜나>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작가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쓰레기 위성의 혜나>는 혜나가 외계인 가면을 만들어 쓰고 등장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과학자인 아빠가 외계인을 만나서 놀랄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혜나의 마음은 헤아려 주지 않고 그저 귀찮게 생각할 뿐이다. 

<쓰레기 위성의 혜나>에서 혜나의 엄마는 경제가 돌아가는 과정에서 쓰레기는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거라고 말한다. 사람이 사는 곳에 쓰레기는 나올 수밖에 없다고 체념하는 우리처럼. 그래서 혜나의 아빠는 지구에 어쩔 수 없이 쌓이는 쓰레기를 우주로 쏘아 버리는 게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집 밖으로 내 보내듯. 하지만 혜나는 도무지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다. 지구를 쓰레기로 가득하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 우주를 쓰레기통으로 만들려 하다니! 

마침내 아빠가 쓰레기를 모아 우주로 쏘아 보내는 날, 혜나가 사라진다! 혜나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어른들은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쓸모가 없어진 것들은 쓰레기로 버려지고, 또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쓰레기 위성의 혜나> 속 주인공 혜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란 없다. 그래서 쓸모없다고 버려진 쓰레기를 쓸모 있는 것으로 만들어내는 모험을 떠난다. 어른들의 관점에서 혜나는 아빠의 일을 방해하는 말썽꾸러기지만, 사실은 아빠를 걱정해 주는 배려심 많고 마음씨 착한 아이인 것처럼 말이다.      

맹현 작가는 <쓰레기 위성의 혜나>를 통해 조금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보려면 아이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혹시 또 누가 알겠는가, 한때는 그저 무분별하게 버려지던 것들이 이제는 재활용되는 것처럼, 쓰레기로 덮인 세상을 바꿔 줄 기발한 아이디어를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을지. 그럼 내가 종량제 봉투를 머리끝까지 꾹꾹 눌러 뚱뚱하게 만들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그나저나 우리 혜나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사랑스럽고 용감한 혜나의 모험이 궁금하다면! 다들 서둘러 맹현 작가의 <쓰레기 위성의 혜나>를 사 보시라! 

얼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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