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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Apr 17. 2024

배움

성장

하루사이 성장을 느낀다.

어제는 아침에 나만의 귀한 시간을 마음의 고통? 속에 어쩔 수 없이 발효된 빵을 만드는데 썼다, 만들었다. 다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서서히 힘듦이 가라앉았다. 힘들지 않은 정도로.


아침 활동성은 서서히 몸과 마음을 안정화시켰다. 우는 아이에게 자상하게 말하게 했고 아이의 투정을 다 받아주는 엄마가 되게 했다.


만든 빵을 소분해 챙겨 나갔다. 일터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학교에 가서 나눠 주었다. 정말 맛있다는 감탄 섞인 말을 두 곳 모두에서 들었다.


어쩔 수 없이 해낸 시간 속에서 마음의 변화됨을 알았다. 그게 나쁘지 만은 않다는 것.


바닥에 있던 감정과 탁한 생각은 수면 위로 서서히 맑게 떠올랐다. 삶의 과정 중 하나를 배운 느낌. 힘들어도 지나간다. 나아진다. 괜찮아진다. 좋아진다. 그리고 다시 반복하게 된다. 오늘도 어제처럼 나의 귀한 새벽 시간에 빵을 만들고 있다.


어제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되는 감정을 느끼고 배운 덕분에, 정말 맛있다는 진정성을 느낀 감탄의 말 덕분에, 어렵게 여기는 처음이라는 장벽을 어제 넘은 덕분에. 어제는 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고 오늘은 편한 마음으로 일어났고 편안함 속에서 만들고 있다.


어제는 두 가지를 만들었다. 오늘은 한 가지를 두 배합으로 만들어 만드는 과정도 어제보다 단출해졌다. 오븐 예열과 발효를 기다린다. 뒷정리 후 나의 공간, 부엌 의자에 앉아 나의 또 다른 놀이 글쓰기를 한다.


아침의 이차 놀이터. 일차는 터질 듯 발효 잘 된 반죽으로 빵 만들기였고,  내 생각, 감정, 감각을 쓰는 글쓰기가 나의 이차 놀이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 클수록 미루기와 싸워야 한다. 마음의 반발작용이 크다. 이번에는 그때 나의 놀이터로 회피를 선택했다.


이른 시간 깨어있는 조용한 아침, 몸을 움직인다. 머리가 아니다. 몸이다. 제법 익숙해진 빵 만들기를 한다. 생각이 껴들지 않는다. 그 자체가 편안함이다. 생각으로 머리가 방해받지 않을 때.


힘들지 않다는 말로는 다 정의되지 않는다. 부정적 생각 없음이 행복한 순간이다. 행복은 그때 느끼는 것이 아니고 지난 후 알게 되는 것이다(같다.이다라고 쓰고 싶은데 같다고 써야 겸손 한 글이 될 것 같은 느낌).


어제 아침 힘겨워하며 만든 빵 만들기의 시간이 내게 성찰의 시간이 됐다. 하루사이 말 그대로 한 뼘 성장한 느낌! 아침에 가질 수 있는 충만함. 감사함. 조용한 시간에 익숙한 몸놀림으로 만들며 머리에 든 생각은, 감사함이었다.


가정용으로는 큰 용량의 오븐을 예열하는데 큰 예열음이 들린다. 바로 옆방에서 자는 신랑은 시끄러울 텐데도 짜증의 말이 없다. 웃으면서 시끄러웠다고 말했다. 그게 고마웠다. 그 말 한 어제저녁이 아니라 빵 만들던 오늘 아침에 든 생각이다. 조용한 시간에 몸을 다복다복 움직이고 있어서, 평안해서, 마음에서 감사함이 우러나왔다.


그리고 신랑이 그렇게 웃으며 말할 수 있었던 건 내가 먼저 신랑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가족 톡방에 보낸 것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빵을 배우기 위해 비싼 수업료를 내고 먼 거리를 기차로 갈 때면 평상시에 하지 않던 애교 섞인 감사의 표현을 가족톡방에 올렸다. 그러면 남편에게서 긍정의 답톡이 왔다. 몇 차례 그런 후, 갱년기라 여길 만큼 신경질적이던 신랑의 화가 사라졌다. 툴툴대던 것도 사라졌다. 대신 원래의 모습대로 웃음기 있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감사의 표현이 가져온 변화. 다시 그것은 내 마음의 여유에서 비롯. 즐거운 내 취미 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생긴.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내 생각이 변하고, 행동이 변하고, 마음이 변하고, 삶이 변하고, 아이와 신랑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고, 그들의 말과 행동, 마음이 변한다.


시험 전 내 소중한 아침시간을 빵 만들며 사용한 시간을 통해 깨닫기 된 것.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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