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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Apr 16. 2024

고지방식이를 알아갑니다

빵 만들고 기록하다 알게 된 지금의 관심사

두부치아바타를 만들고 내가 껍질만 먹고 있을 때 작은 아이가 다가와 속살을 주었다. 떡 같다고 떡빵이라고 불렀다.


오늘은 바질페스토양파 치아바타를 만들었다. 모양은 같았다. 납작한 슬리퍼모양. 무슨 빵 만들었어라고 물어보고는 지난번 하고 같은 모양빵이네라고 했다.


속살만 먹은 아이는 계속 속살만 달라고 했다. 껍질도 먹어보면 좋겠어서 껍질과 같이 잘라 줬을 때 안 씹힌다고 안 먹었었다.


오늘은 빵 달라고 할 때 처음부터 겉과 속을 같이 잘라주었다. 맛있다며 잘 먹었다. 하루 발효 해 만든 빵이라 속이 정말 촉촉하고 부드럽다. 바질페스토는 아이가 먹어보지 않아 싫어하진 않을까 싶었는데 아무 말 없이 잘 먹었다.

포카치아보다 건포도크랜베리호두가 들어간 깜빠뉴를 더 맛있다며 먹었다. 만들기 전 건포도를 달라고 해 먹고 먹었다. 달달한 설탕 절임 건포도를 아이도 나도 좋아한다. 나는 건포도가 들어가는 빵을 좋아하고 아이는 아직까진 따로 먹는 건포도만 좋아했다. 빵 속 충전물로 든 건 마다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맛있다며 먹어 기뻤다. 처음을 낯설어하는 아이 나와 닮았다. 건포도 자체의 맛을 좋아하게 되고 이제는 건포도가 들어간 빵도 맛있게 먹을 줄 알게 됐다.


방금 근장 하는 곳에서도 아침에 출근길에 가져다 드린 빵을 드시고 너무 맛있다며 인사말 하러 와주셨다. 정말 맛있다며. 칭찬을 위한 말이라기 보단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아이처럼 눈이 커지고 목소리에 높낮이와 장단이 들어간. 정말일 때 나오는 표정과 강조 있는 말. 그 순간 내색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기억에 남아있다. 그래서 또 만들어야겠다, 또 만들어야겠다. 오늘 만들길 잘했는 걸, 가져다 드리기 잘했다. 이런 생각을 한다.

그분의 말을 듣고 옆에 계신 다른 분도 드시고 싶어 하는 거 같아 다른 사람 줄려고 챙겨 온 걸 드렸다. 크랜베리와 건포도가 어가 깜빠뉴가 달아 맛있는 거 같다고 하셨다.

만드는 재미가 있고, 줄 수 있어 좋고, 맛있다는 얘기까지 들으니 또 만들 재미를 얻어간다!


내 공간 주방에 있을 때. 아침을 거를까 생각을 잠시 하고, 7시 반이 되어 배고픔을 살짝 느꼈다. 아침에 구운 바질페스토 치아바타 귀퉁이를 조금 떼어먹었다. 겉껍질의 맛도 부드러운 속살의 맛도 느껴졌다. 또 한 번 뜯어먹고 깜빠뉴도 빵칼어 먹어 보았다. 속살이 촉촉하다. 크러스트가 살아있는 껍질과 대비되는 촉촉한 속살에 달콤 새콤한 건포도와 크랜베리 한 번씩 씹히는 고소한 호두까지. 작은 아이처럼 나도 깜빠뉴가 더 맛있었다. 껍질 대비 촉촉한 속살을 먹을 때 조금 황홀했다. 계속 얇게 썰어 번갈아 먹다 보니 치아바타 한 덩이, 깜빠뉴 한 덩이를 거의 다 먹었다. 맛있어서 죄의식은 없었고 내가 만들고 내가 먹는 걸 즐기는 시간이 됐다.


만든 거는 냉동실에 쟁이고 싶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주어 소진하고 싶었다. 3층 아주머니에게 문자를 보내고 답이 없어 근장 담당자에게 드릴 걸 챙기고, 학교 언니와 같은 반 친구에게 줄 걸 챙기고, 아침에 맛있게 먹은 아이 걸 챙겼다.


2차 발효 후 구우려고 바게트천에서 팬으로 옮길 때, 천에 반죽이 붙어 떼어내며 반죽이 꺼지기도 했고, 오븐에 스프레이 뿌려야 할걸 바게트 구울 때처럼 치아바타 위에 많이 뿌리기도 했고 그래서 구워져 나온 치아바타는 이탈리아 이름처럼 납작한 빵이 되었다. 오늘도 실수투성이 베이킹이 됐다.


8개 중 하나를 먹고, 그중 잘 나온 우선 3개 담고,  개를 담고, 가운데가 푹 꺼진 거 포함 두 개를 담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려고 먼저 담은 두 개를 챙겨 나오다가 아이 몫으로 가장 못난 걸 두고  게 걸렸다. 다시 집에 들어가 더 잘 나온 것과 바꿨다. 아이에게 먼저 좋은 걸 주고 싶었다. 다른 사람보다 아이가 우선인 엄마이고 싶었다. 다른 사람보다 내 아이에게 더 좋은 걸 주고 싶었다.

이때,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구나를 알아챘고 나에게 우선순위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아이라고 생각했다.


저탄수화물 식이 중 고탄수화물 아침 식사를 했다. 그리고 더 먹고 싶어 호두 조금 먹고, 지퍼팩에 담아둔 크랜베리깜빠뉴 세 조각을 꺼내고, 냉동실에서 이즈니 버터를 꺼내 단단한 버터를 잘 썰리는 식칼로 썰었다. 저울로 그람수를 확인하고 빵 위에 얹어 달랑 버터만! 올린 오픈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버터를 하나 더 잘랐다. 처음엔 20그람, 두 번 째는 30 그람. 깜빠뉴 조각 사이에 넣어 비닐에 담아 가방에 챙겨 왔다. 점심에 먹으려고.

버터에 대한 예찬이 시작되려는 중이다. 식단을 저탄고지식을 지향하면서 아보카도를 많이 먹게 됐다. 그전에도 식빵 위에 아보카도만 올려 먹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아보카도 재배와 유통과정에 대한 안 좋은 기사를 보았다. 마음의 양심, 도덕이 걸려 안 사 먹게 됐다. 소극적인 소비운동의 일환이었다. 그것도 몇 년이 지나 이따금 사 먹게 됐다.

최근 <최강의 식사>와 <비만혁명> 책을 통해 지나치게 탄수화물에 치중되었던 식사를 바꿨다. 현미밥위주로 90프로 이상 탄수화물을 먹던 식사에서 아보카도 위주와 삶은 달걀, 수육, 생선구이, 해산물로 단백질을 일부 챙기고, 지방이 많은 견과류를 간식으로 많이 먹고 있다. 야채는 데친 양배추로 수육 싸 먹기를 좋아하고 곰보미역으로 수육을 싸 먹고 콜라비를 썰어 후식으로 먹으며 포만감을 가진다.

아직 식단의 다양성을 많이 알지 못해 제한적인 종류의 식품을 먹고 있다. 배고플 때면 아몬드, 땅콩, 호두, 캐슈너트 등 견과류를 많이 먹었다. 캐슈너트은 한 번도 안 사 먹어보았었다. 고지방 식이를 하면서 견과류를 많이 먹다 보니 캐슈너트도 사 먹게 됐다. 고열량이라 조심했던 견과류를 지방이 풍부해서 먹는데 자유로워졌다. 때론 정말 많이 먹는다. 더 좋은 고지방식이를 알게 되면 견과류 양을 줄이고 싶다. 버진 올리브오일 듬뿍 두른 샐러드, 올리브오일에 구운 토마토와 에그, 내가 만든 천연발효빵에 올리브오일 듬뿍 찍어 먹기 등. 오일을 활용한 음식을 늘려가고 싶다.


<이렇게 맛있고 멋진 채식이라면> 책을 최강의 식사를 읽기 전에 yes24에서 중고책으로 구매해 두었다. 이 책을 참고해 많은 야채와 올리브 오일을 활용한 요리를 먹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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